아톰의 슬픔
테즈카 오사무 지음, 하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품절


"나는 자연과 인간성을 외면한 채 오직 진보만을 추구하며 질주하는 과학기술이 사회에 얼마나 깊은 균열과 왜곡을 가져오고 얼마나 많은 차별을 낳는지, 또 인간과 모든 생명에게 얼마나 무참한 상흔을 남기는지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로봇공학이나 생명공학과 같은 첨단과학이 폭주하면 어떻게 될까, 행복을 위한 기술이 인류 멸망의 방아쇠를 당기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주제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22쪽

전쟁이드, 무엇이든, 자신에게 닥친 위협을 적극적으로 극복하거나 지지하거나 변혁하려는 용기있는 발언은 좀처럼 들을 수 없습니다. 무기력한 어른들의 체념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대답뿐입니다. 겉보기에 평화로운 사회속에서 하루하루 안락하게 살아가기 위한 처세술이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의 내면에까지 뿌리내린 것입니다. -29쪽

전쟁터에서는 어디로 도망치든 결국 공포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탈출구는 없습니다. 그것이 지진이나 해일과 같은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괴물이라는 점이 가장 참혹한 점입니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고 40여년 흐르자 그런 인식조차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전후세대가 사회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사회의 중심축인 기성세대가 이를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들도 패전직후에는 전쟁은 두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을 텐데, 지금은 또다시 정세를 위험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나라가 저마다의 정의를 내걸고 전쟁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정의란 참으로 편리한 말이어서 국가의 수만콤, 혹은 인간의 수만큼 존재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거창한 정의의 속뜻은, 노인부터 순진한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처참한 살육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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