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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 꽃아 문 열어라 - 이윤기 우리 신화 에세이
이윤기 지음 / 열림원 / 2007년 7월
평점 :
아직, 봉오리로 남아 있는 우리 이야기.
이 책을 본 후, 작자의 명성에 대한 기대였을까?
조금 실망스러웠다.
신문에 연재한 것을 모아 놓아 그런지, 내용의 중복이나 뱅뱅 도는 같은 주제에 관한 글.
그리고 화두, 아버지의 부재!
그 화두로 인해 그의 신화는 아프로디테의 섬세하고 순정한 아름다움은
찾을 수 없이, 오롯이 아버지의 그늘과 같은 무게가 잔뜩 이야기들의 움직임을 옥죄었다.
꿈틀거리며 날아오르려는 몸짓을 아버지의 그늘이 모두 눌러
답답하게 만든 것이다.
다루고 있는 이야기도 지극히 소수다.
신화는 이야기이고. 삶의 기억이며 그 삶을 함께 살아간 이들의
공유기억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는 단군과 옹녀, 주몽과 수로. 유리. 또 아버지를 찾으려는 또 다른 남성-개국왕.이 전부다.
우리 이야기의 무수한 인물들.
이미 기억에서 신화가 된 호녀와 욱면비, 그 자체로 하나의 신모인 선덕여왕.
그녀들이 없다. 그의 신화에는.
이처럼 그가 본 신화는 반쪽이다. 그것도 반쪽의 한끄트머리.
화가 났다. 이게 뭐야. 이게 우리 신화야.
하지만 이게 시작이리라 본다.
이제 첫걸음을 떼었으니, 곧 그의 말부림으로 우리 신화를 듣게 되리라.
그를 믿어보려 한다. 누구보다도 신들의 세계에 겁없이 드나들며
신들을 만난 그가 아니던가.
꽃은 아직 봉우리다.
마악 숨을 터뜨리듯, 그의 신화가 활짝 피어나길 기다려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