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그리움의 날들
심현녀 지음 / 메이킹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담담(淡淡)한 서체와 조잘조잘 재잘재잘 빠른 듯 또 느린 듯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지만 어느새 귀를 기울여 집중하고 있는 풍경 속 인물같이 슬며시 빠져들게 만드는 수필이다. 오랜만에 참 정겹고 기분이 좋아지는 도서이다.

종교색채가 살짝 묻은 듯하여 나의 선입견과 편견으로 인해 슬그머니 손에서 놓을 뻔했으나 다행스럽게도 읽는 데는 막힘이 전혀 없었다. 열리고 포용하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하는데도 자꾸만 특정 종교에 대해선 고까운 생각이 드니 큰일이다. 나의 믿음이 절실해서도 아니요. 그쪽을 반대해서도 아닌데 말이다.

아마도 해당 종교를 빙자하여 나를 비롯한 주요 지인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그 사람 때문일 것이다.



 

<파란 그리움의 날들>은 한평생을 사신 분의 인생 중후반 이야기가 담겨있다. 어제오늘 쓴 글은 아니지만, 그간 삶의 틈 사이사이 써온 글을 모아 한 권의 도서로 낸 일흔 넘으신 저자를 보니 독자를 넘어 너무나 부럽고 대단해 보였다. 거창하고 으리으리하게 적어놓은 전기(傳記)가 아니라도 이처럼 소소하고 시시콜콜한 나의 기억 단편이 모여 세월의 흔적과 함께 녹아나 진정으로 멋있는 책이 되었으니 말이다.



 

중간중간 보이는 숭례문 화재, 청계천, G20 정상회의, 프라이드 자동차 이야기는 함께 지난날을 뒤돌아보는 여유를 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가족과 부모님의 그리움이 많이 묻어나와 공감에 빠져들게 하였다. 게다가 사랑을 몸소 실천하려 노력하는 삶은 잘 모르는 분이지만 자연스레 응원하며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게 만들었다.



 

()에서 한 사람의 살아온 인생이 어느 정도는 보인다는 말씀은  일리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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