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건너뛰기

무덤 건너뛰기
이주호 지음 / 브릭스 / 2020년 5월

[무덤 건너뛰기]는 쉽지않은 책이었다. 제목이 특이하고 책 소개에 호기심을 느껴 선택한 책인데 처음엔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 고찰한 책이겠거니 예상했었다.

하지만 저자는 여행을 가면 꼭 예술가나 철학자들의 무덤을 찾아다녔다며 샤르트르, 고흐, 나쓰메 소세끼, 허난설헌, 윤동주 등의 인물들의 무덤과 여러 곳을 여행 다니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쓴 것 같다.

여행매거진을 발행하는 출판사여서 여행에세이라고 생각했던 예상을 깨고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되짚어 봐서 절대 기대해서는 안될 실재했던 '인간의 위대한 삶' 에 대해, 무덤을 찾아가는 여행에 대해, 인간과 종교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속수무책으로 흩어져간 지난 발걸음이 다 목적을 둔 걸음이었던 것처럼, 경건한 순례의 과정인 것처럼 바꿔보자' 는 의미부여에 나도 모르게 공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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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부러 그런건지, 비용을 아끼려고 한건지 디자인이 심플하다 못해 투박한 표지, 페이지들을 넘기다 보면 저자의 생각과 행동의 흐름에 참여하게 되는데 다소 평소에 고민하지 못한 내용에 빠지는 바람에 쉽게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첫번째 인물의 무덤, 자장. '자장의 비명, 그리고 뼈를 둘러싼 몇 가지 가설' 부분에서는 좀 생소했고 자장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이라 어려웠지만 무조건적인 찬양이나 종교화를 거부한 작가의 이성적인 판단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두번째 허균과 허난설헌 남매의 이야기에선 야사같은 사연들과 도교관련 내용들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조선유일의 역적으로 사형 당했당한 허균...그의 무덤앞에서 저자는 살아있는 시간을 이야기한다.

세번째 비극적인 순교자 김대건 신부의 무덤...그의 사명은 순교로 끝났지만 예수가 그랬던것처럼 복음의 역사속에서 죽어야만 했던 필연성과 순교자들의 낙관, 희마은 수그러들거나 꺾인 역사가 없다는 것에 깊이 공감하며 숙연해졌다.

공식같은 매임이 없이 자유분방하게 써내려간 글속에서 막연하게 철학적인 느낌과 깨달음에 대한 갈망을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세뇌술

세뇌술 -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심리수업
가오더 지음, 허유영 옮김 / 작은씨앗 / 2014년 12월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심리수업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의 제목은 무시무시하게도 [세뇌술]이다. 무척 재미있게 읽었고 이상하게 마음이 시원해지는 경험도 했던것 같다. 천편일률적인 자기계발서들에 심드렁했던 요즘이었는데 자기계발서들의 대표적인 거짓말이 "성공은 복제할수 있다" 는 저자의 말에 무릎을 쳤다. 맞지, 우리는 패기와 열정으로 열심히 따라하면 된다는 희망에 도취되어있다가 책을 덮고 현실로 돌아와 작심삼일 혹은 발톱만큼도 쫒아갈수없는 나임을 보게될때 얼마나 많은 환상들이 부서졌었던가...안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뭐, 나는 그랬다는 것이다.
대충 요약하자면 저자가 드러낸 불편한 진실은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부분에 세뇌당하고 지배당하며 살아가고 있고, 소수의 지도자(지배자)들에 거짓말에 선동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평했던 적이 없던 문명체계하에서 인간의 관계가 불공평해졌다고 결론지으며 사회계층이 분화됨에 따라 피라미드 하층민들은 상층부에서 세뇌시킨것들 때문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인줄 알고 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환상을 심어주고 그 의지하는 환상에 의해 부의 분배과정에서 대부분을 내어주고 지극히 작은 일부만을 갖게하는 기업의 세뇌에 대해, 군중심리와 논리적인 세뇌에 대해 설명한다. 현대의 정보통제와 홍보 네트워크로 거짓 정보를 대량으로 만들어내 세뇌시키고 대부분의 조직이 신앙을 부여하는 종교적 세뇌로 조직구성원간의 융화와 배척사이에 최적의 균형을 찾게한다는 부분에서는 지금 내가 속한 나라와 조직을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었다. 읽으면서 좋았던것은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지적욕구의 충족보다는 이 벗어날수없이 깔려있는 세뇌의 기운가운데 살아가야한다면 결국은 나는 분별이 되느냐, 안되느냐의 문제일것이고, 이는 나이가 들면서 세상에 속고싶지 않다는 요즘의 내 고민과 마주하게 해주었다는 점이다. 물론 책의 내용을 어디까지 수용하느냐, 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한번쯤 읽어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뇨약 끊기 3개월 프로그램

당뇨약 끊기 3개월 프로그램 - 당뇨병 이긴 한의사 신동진의 혈당 관리 비결
신동진 지음 / 비타북스 / 2014년 11월

책 제목만 보고 정말로 묻고 싶었다. 약없이도 가능하냐고. 어떤 병이든 간에 약에 나의 평생을 의지한다는 것 자체가 아주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일이고, 약없이 당뇨를 끊을 수만 있다면 뭔들 못해보겠냐, 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아주 친한 동생이 30대 초반에 당뇨에 걸려 30키로 이상 살이 빠지고, 평생 약을 먹어야한다는 이유로 결혼을 앞두고 큰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수많은 체질의학과 명상치료와 당뇨에 좋다는 건 오만 것을 다 찾아헤매는 그 친구를 보면서 방법이 아니라 정말 좋은 의사없나...그런 간절한 마음이 생기곤 했었다. 그런데 당뇨에 걸려 그것을 이겨내 본 의사가 정말로 당뇨약이 없이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을 밝히고 자신의 진료철학을 담아냈다고 하니, 약에만 의존하는 수많은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당뇨병 진단을 받고나서 먹게 되는 당뇨약은 치료제가 아니며 절대 합병증을 예방해 줄 수 없다는 것과 음식조절로도 당뇨약을 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동시에 밝히고 있다. 저자는 자기체질과 식단을 하루 12번씩 체크해가며 자기점검과 체험을 통해 결국 사람에 따라서 당뇨에 좋고 나쁜 음식이 다르다는 것을 결론으로 내린다. 그리고 자신의 혈당을 낮추는 음식을 찾는 방법과 맞춤 식단으로 약을 끊고 본인 스스로 혈당 관리를 시작하는 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음식을 먹는 방법부터 내 몸에 맞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췌장의 기능저하로 인해 탄수화물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되지 못하거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병이 당뇨라는 의학상식 뿐 아니라 내가 중독된 음식만 살펴보고 끊을 수 있어도 혈당이 내려간다는 것 등 유익한 정보도 알게 되었다. 또 온갖 패스트푸드를 섭렵하고 운동이라면 죽기보다 싫어했던 그 친구가 여기서 말한 당뇨십계명에 완벽하게 반하는 인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 역시도 그럴 위험이 농후하다는 사실도 슬프지만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그 친구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 정말 죽기살기로 3개월간의 프로그램을 따라해볼 것을 권유하고 싶어졌다. 

백신의 덫

백신의 덫
후나세 슌스케 지음, 김경원 옮김 / 북뱅 / 2014년 11월

인상깊은 구절

"백신의 정체는 인구 삭감을 위한 생명병기"

사실 아직 충격과 공포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고, 예전에 읽은 책의 내용에서 모든 제약회사의 피라미드 꼭지에는 프리메이슨이 앉아 좌지우지한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만약 사실이라면 사람, 생명을 가지고 같은 인간으로써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그들이 획책하고 있는 것은 지구의 "인구삭감" 이다. 이것이 음모론이 아닌 이유는 UN이 밝힌 '지구 최적 인구는 10억명' 이라는 공식적인 보고서도 있으나 좀더 구체적으로는 통제의 효율성에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백신의 형태를 띤 생물병기 개발]이라는 UN의 비밀문서의 존재와 이 백신의 접종이 감염증 예방의 효능이 아닌 인간에게 어릴때부터 바이러스 씨를 심어두어 면역계를 파괴하여 급사에 이르게 하는 인구삭감을 진행한다는 목적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정말 끔직하지 않은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저자의 우려대로 설마, 설마 할 수도 있겠다.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인간에게 칩을 심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언제든지 원격 조작으로 정부에 반기를 드는 인간을 처벌할 수 있는 작금의 미국의 제도들이 맹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합헌' 판결을 얻어내고 있는 것을 보면 단순하게 지나갈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책은 분명하게 백신은 '극약' 이며 생명의 위험이 있을 수 있는 독물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일본에서 일어났던 셀 수도 없이 많은 백신의 부작용 사례들을 드러내고, 이 백신으로 인해 감염증을 막기는 커녕 후유증과 사망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 그런데 이를 정부도 매스컴도 은폐시키는 것에 혈안이라는 것 등의 내용을 강렬한 어조로 밝히고 있다. 놀랍고 두려운 점은 이 백신이 소, 돼지, 새 등의 짐승의  피를 원료로 만들어졌고, 갓 태어난 아기때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접종하게 되는 자궁경부암 예방, 소아마비 예방, 일본뇌염 예방 등등의 수많은 백신접종이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독하고 위험한 증상들을 수반하고 있으며, '발달장애' 나 '자폐증' 도 이 백신을 접종시킨 아이들에게서 현저하게 많이 발생되었다는 점이다. 백신이 병자를 대량생산하는 것에 공헌하고 있고, 일본은 이미 세계백신의 실험장이 되었다고 말하는 저자는'세뇌의 지배'에서 눈을 뜨자고 강렬하게 주장한다. 실제 단체명을 거론하며 거대자본을 바탕으로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어둠의 세력들' 과 사육당하고 있는 지구인들, 그리고 백신으로 인한 경악할만한 생명파괴 등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저자의 어조는 우려와 함께 탄식마저 느껴진다. 나에게 들어와 있는 '상식' 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점검해보고, '백신신앙' 등의 말에 귀기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리 후대를 위해 꼭 부모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다.

한 줄의 시를 읽다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 류시화의 하이쿠 읽기
류시화 지음 / 연금술사 / 2014년 6월

와우...말로만 들어봤지, 직접 접하게 된 하이쿠 읽기는 기대이상의 신선함이요, 서늘함이요, 정말 책 제목대로 고독함이다. 이 책의 서평을 쓴다는 것이 내게는 어불성설이고, 뭐 짧막한 감상문이자 추천사라고 해야할 듯 싶다.

우리의 시조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5·7·5' 3행의 17자로만 구성돼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라 불리는 일본의 하이쿠, 이 한 줄이 주는 강력함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한 줄의 시를 풀어낸 류시화의 긴글 보다 읽은이에게 칼날처럼 베고 지나가던 혹은 비수처럼 꽂히던 그 순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마치 스냅사진처럼 인생의 어느 한 부분을 바로 딱 찍어서 대면하게 하는 느낌. 아련하고, 눈물도 나고, 뭔가 산뜻하고 귀여우면서도 애뜻하기도 하고. 그 여운과 위력이 어마어마하다.

읽는 사람마다 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왜 하이쿠의 핵심이 '순간의 미학' 이라고 했는지 알 것 같다.

두근거리며 다음 시를 읽었던 살아있는 기억이 손 끝에 아직 남아있다.

오랜만에 두고두고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함축과 운율을 느끼며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이 시들을 따라서 뭔가 한 줄로, 세 줄로 의미있는 찰나를 나도 써보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리기도 했고. 시인에 대한 정보를 주기도 하고, 배경과 시에 대한 설명도 좋았지만, 먼저 다른 글의 도움없이 시를 한편한편 쭉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오롯이 내 영에 새겨지는 섬광같은 여운들을 느낄 수 있으리라. 때론 아프고, 촉촉하기도 한 그 느낌을 놓치지 않기를. 

그러고 나서 류시화의 시에 관한 글을 읽으면 그게 또 그렇게 꿀재미이다.  

개에게 던절 돌멩이 하나 업다 겨울 달밤...고독한 분함이 있는 현대인의 마음을 대변하듯 쓰여진 한 줄.

정말 멋진 하이쿠가 가득하다. 어떤 하이쿠는 시적이고 어떤 것은 몽환적이고, 어떤 것은 너무 지극히 사실적이어서 책 한 권이 심오한 감정들의 잔칫상이다. 사라지는 것들의 삶의 무상함이 담겨있고, 시인들의 기발하고  천진한 유머가 빛을 발하며, 촌천살인과 같은 한마디와 잔잔한 위로가 가득한 하이쿠 읽기, 진심으로 강추다.

나라가 다르면 어떻고, 시가 어떤 배경에서 쓰여졌는지 모르면 또 어떤가... 내 마음이 이토록 흐믓하게 만족스럽고 배부른 것을. 간만에 행복하고 풍성함을 느껴 본 책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