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과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가?


평소 오쿠다 히데오 작품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번에 나오는 “스무살, 도쿄”를 읽게 되었다.

스무살, 그 반짝반짝 빛날 것 같은 나이와 도쿄라는 어딘가 모르게 차갑게 느껴지는 도시.

이 두 단어의 이질적인 조합에 나도 모르게 책을 들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인 다무라 히사오의 좌충우돌 되는 10년사가 특정 날짜 6일을 통하여 빠르게 그려져 있다.

시간상으로는 1979년부터 1989년까지이다.

하지만 난 지금 20대 이기 때문에 저 시기에 어떠했는지 알 수는 없다. 책을 읽었을 때 다무라는 꼭 자신이 원하는 일은 하지 못하지만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연애도 하게 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참 저 시기에 그래도 살만한 곳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처럼 화려한 인생이 펼쳐지지 않지만 사회에 대해 알아가고, 사랑에 대해 알아가게 되면서 수많은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하지만 그 안에서의 실수는 그리 크지 않은 소소한 것들이었다. 풋사과는 점점 익어서 빨간 사과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사는 현실에서는 과연 그러하던가?

생각해 보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 때까지 오로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하고, 적성은 별 상관없이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하고, 나온다 해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세상.

물론 밑에서부터 시작해도 되지만 우리는 일단 남들이 보기에 멋진, 그리고 화려한 직장에 들어가라고 떠미는 세상 속에 휩쓸러 가고 있다.

대학교를 졸업해도 어디 가기 힘들어 대학 졸업을 미루고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수도 없이 보는 세상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생각했다.

지금 현재는 대학을 다니지만 나 역시 졸업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바로 직장에 취업할 수 있는지 걱정하면서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은 제쳐둔 채 보기 좋은 것을 위하여 막연히 달리고 있는 내 모습.


그렇다, 나는 실패가 두렵다.


다른 사람들도 나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보다는 실패하지 않기 위한 방법들을 알려주기 바쁘다. 나 역시도 그런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 어떻게 하면 실패를 안 할지 고민하면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젊음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라고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 한다. 세상 사람들은…….

그 안에서 나는 조심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요사이 촛불시위와 함께 일어나는 감정은 단순한 냄비근성은 아닌 것 같다.

책을 읽고 나서 나 자신에 대해 한 번 더 돌아보고, 과연 이대로 사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직 결론은 내릴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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