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치열한 무력을 - 본디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사사키 아타루 지음, 안천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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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 따라서 ˝바일라˝같은 패션 잡지는 `뭘 입으면 되나`,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면 되나` 이런 질문을 던지는데, 신체적 수준이나 생활 수준에서 자신을 바꾸는 것, 자신을 높이자는 것은 사실 근본적으로 철학과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아이자와 : 사실 철학은 친근한 학문이군요! 그럼 패션지는 어떤 의미에서 현대의 철학서?

사사키 : 안타깝게도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패션지는 `더 잘 살기` 위한 제안을 할 뿐 아니라 ˝이걸 사야 해˝하고, 물건을 권하는 카탈로그이기도 하잖아요. 즐기는 정도라면 괜찮지만 ˝이게 없으면 행복할 수 없다˝라는 새로운 고통, 초조함, 강박 관념을 낳을 수도 있어요. 이 점은 조심해야 합니다.

사사키 : 이 세상에 안정이란 없습니다. 좀 더 말하자면 ˝노력하면 안정된 생활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라든지 ˝최선을 다하면 성공합니다˝라는 말은 거짓입니다. 근대 철학자 칸트도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행복해지려고 해선 안 된다. 사람은 행복할 값어치가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럼 아무것도 안 해도 되냐면 그렇지 않습니다. 설사 자기에게 불리하더라도, 자기 삶이 힘들어지더라도 이루어야 할 정의가 있습니다...
원전사고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얼마든지 정의를 굽히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불안한 세상이라 하도 맨 마지막 순간에 `이것만큼은 절대 굽힐 수 없어, 굽히지 않겠어`라는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해요. 그런 사람은 빛나죠. `이것만큼은 결코 양보 못해`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은 어디서든 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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