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쓰인 언어와 소재를 보면서 작가가 젊은 시인이라는 것 실감한다. 역사 속의 방랑자으로서의 화자가 아니라 실체적 존재로서의 화자를 형상화하고, 그런 화자를 둘러싼 관계와 사랑을 성실히 그린다. 그러면서도 타자의 아픔과 울음도 섬세히 포착한다. 시를 쓰는 일은 본질적으로 자기만족을 위한 일이다. 작가의 시도 마찬가지로 시 속 화자가 던진 원반과 쓴 편지처럼 (형식의 한계로서) 일방적이지만, 다만 소망이 담겨 있고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따뜻한 시집이다. 시를 열심히 써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