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넛지 - 치밀하고 은밀한 알고리즘의 심리 조작
로라 도즈워스.패트릭 페이건 지음, 박선령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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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뜨거운 담론을 관통하는 주제를 예시와 사실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우리 사회에서 우리의 뇌는 어떤 것에 집중하는 가? 그리고 집중 그 이면에는 어떻게 구성된 함정이 존재하는 가.

'다크 넛지'는 소비자가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는 기업의 비합리적인 설득을 의미한다.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접하는 수많은 매체와 영상, 기사, 음악, 광고 등 우리 주변에 잠재한 함정들을 파헤쳐 보고 피하는 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생존 키트다.

우리 사회에 뜨거웠던 논쟁 중 하나에 문해력 문제가 있었다. 지금도 잔잔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화젯거리가 되는 그 주제는 어느새 우리 사회의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할 주제가 되었다. 아이들의 문해력 문제는 처음에는 교육의 문제로 불거지다 세대 간의 갈등으로 번지더니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문장과 문단 간의 행간을 읽어내지 못하는 건 왜일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도달하게 된다.

이 사회적인 문제의 내면에는 우리가 평소에 어떤 삶을 살아가고 어떤 것을 소비하며 집중에 도달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멀리 내다보지 않고 나만 보아도 아침 출근길에 끊임없는 전쟁을 벌인다. 그 이유는 집을 나서면서 꾸역꾸역 들고나온 책 한 권이 가방 안에 있지만,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을 볼지 책을 펼쳐 읽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우습게도 십 분이라도 읽자는 마음가짐으로 집을 나섰지만, 불과 몇 분 안에 그 다짐은 물거품이 되고 핸드폰 sns의 세계에 빠져든다. 짧은 영상과 게시글을 쉼 없이 넘겨보고 알고리즘이 정한 흐름에 온전히 빠져든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몰려온다.

이 책에서는 상황별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극단적이지만 '다크 넛지' 즉 비합리적인 소비를 이끄는 설득을 '전쟁'이라고 비유한다. 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인 이 전쟁에서 우리는 똑바로 인식하고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 내면을 파고들고 설득하는 본질을 파악하고,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들이 숱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어쩌면 첫 단계부터 가장 어렵겠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이길 수 있다"라는 말처럼. 인지 이후에 행동이 뒤따른다.

가장 크게 공감 가는 부분은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상황적인 역설이었다. 각 정부가 국경을 봉쇄하고 국민들이 백신 접종을 하도록 이끄는 과정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덕분에 우리가 자연스럽게 스스로 선택했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정부의 시나리오 안에서 치밀하게 계획된 스텝을 밟아 우리가 순응한 결과는 아닌가?

그렇다면 백신 접종 이외에 내가 이 사회에서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했던 것들 중에 그렇지 아니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히가도 했다. 즉, 우리는 과대 정보 사회 지나치게 빠른 속도의 사회에서 나를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넛지”의 긍정적인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개인이나 사회 구성원들이 연대해 행동을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순기능도 역시 존재하지만, 넛지이든 다크 넛지이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간은 유약하고 유연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가장 투쟁적으로 우리의 주도권을 찾고,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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