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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기후적응 시대가 온다 - 종말로 치닫는 인간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김기범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5월
평점 :
무력감, 기후 위기를 떠올릴 때마다 떠오르는 단어다. 개인의 움직임 역시 근본적으로 중요하겠지만 내가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대중교통을 열심히 이용한다고 해도 이 기후 위기 사이클은 멈출 수 없다. 그렇다고 개인의 변화와 움직임에서 비롯되지 않는 큰 흐름은 없을 것이다. 다만 눈앞에 잡히지 않는 어떠한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엔 무력감이 느껴진다.
<2030 기후적응 시대가 온다>에서도 마찬가지로 서문을 시작한다. 기후 위기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고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처참히 실패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누군가 기후 위기 협약을 조별 과제로 비유해서 대중에게 큰 반응을 이끌었다. 여러 사람이 협력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지만, 여럿이 함께하니 나 하나쯤은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겠지 생각해 안일해지는 경향.
사실 조별 과제라고 하기에는 인류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 그 중압감이 분명 다르게 다가온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과 국가, 정부가 협력해 지구 온도를 1.5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파리협정을 맺었지만, 그 약속이 무색해진 요즘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언제까지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하는 건 바뀌는 미래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법을 체득하는 것이다. 실제로 호모사피엔스는 극한의 기후 변화에서 살아남았고 지금의 인류가 되어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구의 기후는 언제고 변화해 왔다는 것이 작가의 큰 주장이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기후 변화에 적응한다는 것은 그런 위기 속에 피해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류가 살아가는 동안에도 수많은 생물들은 멸종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인류 안에서도 '기후 불평등'은 존재한다. 결국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끝없이 연대하고 연결되어야 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현재 사회의 기득권은 기후 위기에 따라 언제고 뒤바뀔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 난민이 우리가 아니라고 해서 그들을 못 본채 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고온 기후가 계속되고 이산탄소와 메탄이 무수히 많아지며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려 우리 한반도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약간은 당연한 말을 당연하게 한 책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가시화하고 이야기하고 알아가는 것 역시 이 책을 읽는 중요함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의 끊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생각하며 행동하는 것. 그게 이 책이 말하는 '기후 적응'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