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 : 옥구슬 민나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3
김여름 외 지음, 김다솔 해설 / 열림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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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LIM'은 젊은 작가 소설집이다. 젊은 작가들의 신작을 모아 일 년에 두 권 선보인다.

젊은 작가 소설집은 내게는 대학생활이 떠오르게 만든다. 당시에는 젊은 작가들이 쓰는 소설이 내 답답증을 풀어줬고,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젊은 작가들이 보는 세상은 아직 젊은 내가 보는 세상의 단편과 비슷했기 때문일까. 아직 가진 것 없고 불안한 존재가 세상에 버티며 살아갈 때 세상의 모습이란 아름답지는 않다.

그들의 시선과 내 독서의 흐름이 맞물려 돌아가는 게 젊은 작가들의 소설집을 읽는 즐거움이다. 다만 짧은 내용에 소설적 장치나 반전, 충격을 주는 형식의 한계는 조금 아쉽다. 하지만 그들이 언젠가 한 편의 소설집을 완결하는 작가로 세상과 다시 마주할 시간을 기약한다면. 그것 역시 좋은 기회이자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림 : 옥구슬 민나>에는

김여름 <공중산책>, 라유경 <블러링>, 서고은 <정글의 이름은 토베이>, 성혜령 <대체 근무>, 예소연 <통신광장>, 현호정 <옥구슬 민나>. 총 6편의 단편이 실렸다.

표제작인 <옥구슬 민나>는 내게 조금 막연했다. 다만 신이 바라본 세상 만물의 모두가 여리고 어리고 두려워한다는 표현에서 끄덕였다.
<공중산책>, <블러링>, <정글의 이름은 토베이>, <대체 근무> 4작품은 그 결이 비슷하게 읽혔다. 작품의 내용이나 화자 배경이 우리 일상과 닮아 상상력이 그렇게까지 필요 없었다. 누구나 한번쯤 언젠가 이 사회에서 당하는 일에 소설적 장치가 일어난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작품들이 사회적 약자의 시선으로 그려진 건 공통점이다. 무의 존재이기도 하고 무해한 존재이며 손을 내미는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통신 광장>은 그 결이 사뭇 다르다고 느껴지는데. 읽는 동안 작품에 나오는 영화가 아닌 <중경상림>이 떠올랐다.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없다”는 그 명대사가 사뭇 어울렸다.
내가 사랑하는 과거와 내가 편안했던 과거, 그 순간은 어쩌면 영원히 내 머리와 마음에 함께한다는 것.

림 시리즈는 처음 읽는 것이었지만, 그 꼴과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술술 잘 읽히는 판형에 짧지만 잘 읽히는 편집이 마음에 들었다.
오랜만에 읽는 젊음 작가들의 소설집이 일상에 즐거움으로 다가와 좋았다. 가볍고 다정한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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