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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 것들, 그건 모두 제 것입니다."
갑자기 정신이 든 듯, 그가 허벅지를 철썩 때리며 결론을 내렸다.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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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그 신비는 확실히 밝혀졌다. 주먹 하나 정도 크기의 고르지 못한, 더러운 크림색 덩어리, 칙칙하고 보기 싫은 잿빛이 감도는 크림색, 그게 바로 우리 몸의 색깔이라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나 벽지를 고른다면, 우리는 절대 그런 색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것은 어둠의 색깔이자 내부의 색깔이다. 햇볕이 들지 않고 물질이 낯선 시선으로부터 음습하게 자신을 감추는 내부. 아무것도 과시할 게 없다. 하지만 피가 돌기 시작하면 화려한치장이 허용된다. 피는 경고이고, 그 붉은빛은 경고의 신호다. 우리를 덮고 있던 조개껍데기가 열리고 세포 조직의 지속성이 깨질수도 있다는.
실제로 우리 몸의 내부에는 아무런 색깔이 없다. 심장이 원활하게 혈액을 펌프질할 때 혈액의 색깔은 콧물과 같다.(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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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지고 손상되고 상처 나고 부서진 모든 것에 자꾸만 끌리는것, 이것이 나의 증상이다. 시시한 것들, 뭔가를 만들다가 발생한실수, 막다른 골목. 좀 더 발전할 수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선가 더 이상 뻗어 나가지 못한 것들, 혹은 그 반대의 경우, 즉 애초의 설계에서 너무 많이 확장된 것들 말이다. 표준을 벗어난 것, 너무 작거나 너무 큰 것, 넘치거나 모자라는 것, 끔찍하고 역겨운 것. 좌우대칭이 어긋난 모형,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사방으로 번식하고, 싹을 틔우는 것, 혹은 그 반대로 수많은 개체가 하나로 줄어든 경우도 그렇다.(p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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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
글배우 지음 / 강한별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지나치게 밝거나
지나치게 자신에게 엄격하거나
지나치게 잘해야 한다 생각하거나
지나치게 눈치를 보거나
지나치게 잘 참거나
지나치게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은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어른처럼 스스로 많은 것을 해내야 하는 환경이었고
그래서 실수하면 안 되어서
잘 하려는 마음이 지나치게 강해 스스로 힘든 것입니다.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따뜻한 사람을 만나
"애쓰지 않아도 돼. 그냥 너답게 편하게 있어도 돼"
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 사람은 눈물이 날지 모릅니다.


"너답게 편하게 있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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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철봉에 매달리지 않아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

이를 악물고
당신을 오래 생각하면

비 마중 나오듯
서리서리 모여드는

당신 눈동자의 맺음새가
좋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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