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15나는 오늘 『어린 왕자』를 읽었어.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은 건 처음이야.
읽다 말고 계속 울었어. 괜히 자꾸만 나를 여우라고 생각하게 돼서. 사실 나는 여우도아닌데. 어린 왕자는 여우를 자의로 길들였지만 그 사람은 나를 길들이고 싶은 마음도없었을 테니까. 나 혼자 익숙해지고, 기다려지고, 좋아진 것뿐이지.
한편으로는 여우가 부럽다고 생각했어. 자기 별로 돌아가야겠다고 말하는 왕자를붙잡아 볼 수 있어서. 나는 떠나는 네가 그리울 거라고, 숨김없이 말할 수 있어서.
그 사람이 떠나겠다고 해도 나는 붙잡을 수 없을 테고, 떠나는 그 사람의 등에 대고그리울 거라고 말을 할 수도 없겠지. 부디 행복하라고, 염치도 없이 좋아해서미안했다고, 그렇게 속으로만 몇 번이고 말하겠지.
그 사람 이름을 되뇌면 자꾸 목이 말라. 너무 애가 타서인지,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죄를짓는 것 같다는 자책감 때문인지 잘 모르겠어. 그냥 서정, 그 두 글자만 봐도 계속 말라.
바짝바짝.
내일은 누나를 보러 가려고 해. 누나 앞에서는 울지 말아야 할 텐데.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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