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재의 보자기 놀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84
이효재 글, 김은정 그림 / 마루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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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밑에 순오기님. 수퍼맨이 오른팔만 내밀지 그럼 팔을 좌우로 바꿔 내밀고 날아다닙니까? 댓글로 이 책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 명심하세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시면 안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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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호텔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
브렌다 기버슨 지음, 이명희 옮김, 미간로이드 그림 / 마루벌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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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좋아하는 말로 다가오는 <선인장 호텔>
엄은진 (어린이도서연구회 그림책 분과에서 활동한다)
날마다 밤이 되면 여섯 살 딸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면서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아이는 그림책을 보는 재미에 푹 빠진다. 그림책을 같이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더 가까워진다. 이렇게 날마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는 엄마 처지로서, 그림책을 보면서 저절로 알게 된 몇 가지 것들, 왜 <선인장 호텔> 이란 책을 보게 되었는지, 아이가 <선인장 호텔> 을 좋아하는 까닭이 어디에 있는지, 이 그림책을 보면서 무엇을 알게 되는지, 아이랑 어떻게 그림책을 보고 즐겼는지 따위를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는 창작동화로 된 그림책을 많이 보는데, 때때로 사실과 지식을 전달해주는 설명문으로 된 그림책을 보기도 한다. 창작동화만 읽어주다 보면, 나중에 아이가 딱딱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설명문으로 된 책을 낯설어 할까봐 여러 종류의 글로 된 책을 맛보게 하고 싶다. 그래서 일부러 그런 종류의 책을 골라 읽어주기도 하는데,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서 그런지 뜻밖에도 사실과 지식을 전달해 주는 그림책도 참 재미있어 한다.
그렇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 만난 좋은 그림책이 바로 도서출판 마루벌에서 나온 <선인장 호텔> 이다.
이 그림책은 사구아로 선인장의 일생과 함께 사막의 기후, 사막에 살고 있는 동식물과 보금자리, 무엇을 먹고사는지 따위의 사실적 지식을 우선 얻을 수 있다.. 표지를 살펴보면, 사구아로 선인장 둘레로 사막에 살고 있는 동물들 그림이 빙 둘러가며 그려져 있다. ‘사막에 이렇게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나’하고 우리는 먼저 놀라게 된다. 그 많은 동물들에게 선인장은 보금자리와 먹을 것을 마련해 준다. 책을 읽어 가다 보면, 표지에 나왔던 동물들을 하나하나 만나게 되고, 그 동물들이 사막 어느 곳에서 사는지, 무얼 먹는지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된다.

<선인장 호텔> 을 읽으면서 아이와 눈여겨보는 그림이 있다. 사구아로 선인장 일생을 팔로버드 나무의 변화와 대조시켜, 잘 알 수 있도록 나타낸 그림들이다. 아이는 선인장과 팔로버드 나무를 열심히 견주어본다. 사구아로 선인장이 싹이 트고 자랄 수 있게 옆에서 언제나 보이지 않는 도움을 준 팔로버드 나무가 세월이 흐르면서 늙어간다. 그와 대조로 선인장은 팔로버드 나무보다 더 크고 튼튼하게 자라난다.
더 이상 자라 수 없을 만큼 자라난 선인장이 많은 동물들에게 보금자리와 먹이를 준 때, 팔로버드 나무는 선인장 옆에 힘없이 쓰러져 있다. 이 그림을 보면서 아이는 “팔로버드 나무가 죽었네.”하고 마음 아파한다. 그리고 선인장도 싹을 내민 지 이백 년이 지난 어느 날 ‘쿵’하고 쓰러진다. 여기에서 아이는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다. 우리 마음이 안타까워진다. 선인장이 쓰러지자 선인장 높은 곳에서 살던 동물들은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고, 곧 낮은 곳에서 사는 동물들이 쓰러진 선인장으로 이사를 온다. 선인장은 죽어서도 많은 동물들에게 보금자리와 쉼터를 마련해준다. 여기에서는 졸았던 안타까운 마음이 녹아든다. 죽어서도 동물들에게 도움을 주는 선인장한테 힘이 느껴지기 때문일까?
이렇게 자연스럽게 잘 대조시킨 그림에서 아이는 선인장 일생을 더 쉽게 이해하고, 몇 가지 사실과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것은 이 책이 주고자하는 여러 가지 중에서 아주 작은 ‘앎’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이 책을 보고 나서 아이는 아이 자신도 모르게 더 큰 것을 깨달아 갈 수 있다. 목숨이 붙어있는 것들 모두가 태어나고 자라고 죽어간다는 것, 그리고 앞선 세대가(팔로버드 나무) 사라지고 나면 뒷 세대가(사구아로 선인장) 그 뒤를 이어 빈자리를 메꾸어 간다는, 자연의 이치를 아이 자신도 모르게 깨달아 가게 되리라. 또, 가시가 덕지덕지 붙어 있어 별 쓸모도 없을 것 같은 선인장이, 사막에 있는 동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아주 큰 존재라는 걸 알게된다. ‘자연은 그 어느 것도 쓸모 없는 것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속에 있는 자연의 소중함도 알게 되리라. 아직 어려 머리로 다 받아들이지는 못하겠지만 몸과 마음속에 스며들어가 있으리라.
<선인장 호텔> 은 아이들에게 설명문으로 여러 사실을 알려 주고 있다. 설명문은 어찌 보면 딱딱하고 재미가 없다. 그래서 아이들이 재미없어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재미있어 한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아이가 읽어 달라고 이 그림책을 가져올 때마다 궁금했다.
그 까닭은 앞에서 말한 그림을 견주어보면서 보는 재미가 있겠고, 또 하나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고 많이 쓰는 낱말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선인장이 쑥쑥 자라게 되면서 선인장 나이와 크기를 나타내는 낱말들이 나온다. 선인장 크기를 나타내는 낱말들은 모두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엄마 손, 엄마 아빠 키 크기와 견주어서 나타낸다. 그 표현을 찾아보면 이렇다. ‘십 년이 지났습니다.그렇지만 이제 엄마 손 한 뼘 크기예요.’ ‘이십오 년이 지났습니다. 선인장은 이제 다섯 살 어린이 키만 해요.’ 오십 년이 지났습니다. 선인장은 엄마 키 두 배만큼 자라…….’ 육십 년이 지났습니다. 선인장 호텔은 아빠 키 세 배만큼이 되었어요’ ‘백오십 년이 지나자…….아빠 키 열 배나 되는 키에……, 자동차 다섯 대를 합한 것만큼 무거웠지요.’
아이는 다섯 살 어린이 키만하다는 말에 “어~어 나 만하다고?”하면서 웃는다. 책에서 선인장키를 자기 키와 견주어 말해주니 가깝게 느껴지고 흥이 나나보다. 아이는 또 엄마 아빠와 선인장키를 견주어 주는 표현이 나오게 되면 크기를 확인해 본다. “엄마 손 한 뼘은 얼만큼이야?” 말하면서 엄마 손 한 뼘이 어느 정도인지 펴 보게도 하고, 자기 손과 대어보기도 한다. 엄마 키 두 배는 천장까지 닿을 정도라는 걸 알고, 아빠 키 열 배가 우리 집 현관에서 안방 끝까지 거리보다 조금 더 긴 거리라는 걸 재어 보면서 신나게 책을 본다. 길이를 재는 단위를 써서 거리감을 주기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낱말로 선인장 크기를 느껴보게 하는 방법으로 그림책을 볼 때 가질 수 있는 거리감을 좁혔다.
<선인장 호텔> 은 그림만 보아도 내용을 알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고, 그림은 떼어놓고 글만 옮겨 놓고 보더라도 훌륭한 글이 된다. 이렇게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책이니, 재미없을 것 같은 설명문으로 된 그림책이지만 아이가 신나게 즐길 수 있다. 아이랑 그림책을 즐겨 보는 엄마 처지로서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도 이렇게 글과 그림이 잘어우러지고 아이에게 바짝 다가갈 수 있는 설명문으로 된 그림책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발췌 : 어린이도서연구회가 펴내는 월간지 동화읽는어른 91호 2000년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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