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이런 유모 없나요?

우산 타고 날아온 메리 포핀스 ㅣ 네버랜드 클래식 14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 지음, 메리 쉐퍼드 그림, 우순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8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우산을 타고 날아가 보기를 누구나 한번쯤은 소망해 보지 않았을까? 소망에만 그쳤던 어릴 적 그 꿈을 메리 포핀스가 우산을 타고 날아와 눈앞에 펼쳐 보인다.  투박하다 싶을 정도로 쌀쌀맞고, 질문에 대한 답도 언제나 뚱하게 대답하지만 어딘지 신비하고 다정하게만 느껴지는 메리 포핀스！ 하늬 바람이 이렇게 빨리 불 줄 알았더라면 메리 아줌마랑 더욱 더 많은 추억을 쌓아 둘 것을. 존과 바브라가 새와 대화하는 것을 어느새 잊었듯이 메리 아줌마가 가슴 속에서 잊혀지면 안 되는데.

책과 사랑에 빠지다

도서관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이렇게 모든 걸 잊고 평생 책하고만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가는 곳마다 책이 있고, 책이 있는 곳마다 엘리자베스 브라운이 있으니 아마도 책을 읽으라고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닐까? 투박한 안경 너머로 펼쳐지는 책과의 만남은 그 어떤 멋진 남자와의 연애보다 더 낭만적이고, 즐겁기만 한가 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했는데,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도서관을 남겼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인가.

우정이여, 영원하라！

내 친구 해리는 아무도 못 말려 ㅣ 동화는 내 친구 72
수지 클라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1998년 10월

'천 년이 지나도 너랑은 짝 안 할거야.' 라고 말하고 돌아섰지만 이내 아옹다옹하던 앙금이 풀리고 마는 해리와 더그. 천 년이 지나도 만 년이 지나도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해리하고만 짝을 하고 싶은 건 아닐까. 왜? 해리는 너무너무 재밌고, 유쾌한 아이니깐. '죽은 생선' 역할도 멋지게 소화해 내는 해리니 평생을 같이 붙어 다녀도 늘 새롭고, 즐거운 일만 가득할 거 같거든. 끔찍한 일을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해리는 알수록 깜찍하고 귀엽기만 하다. 책장을 덮으니, 해리같이 장난기 가득했던 어릴 적 단짝 친구가 몹시도 보고 싶어진다.

남다른 재미에 폭 빠지다

제4회 우리나라 좋은동화 12 ㅣ 우리나라 좋은동화
김진주 외 지음, 오진숙 외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4년 1월

좋은 동화로 선정된 12편의 좋은 동화를 읽는 재미는 남다르다. 여러 가지 주제와 교훈들을 느낄 수 있고, 재미난 이야기 깔깔거리고 웃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앉아서 한 권을 끝까지 읽는 것을 지겨워하는 조카 아이도 환타지와 리얼리즘이 고루 섞인 이 동화책을 차분히 읽었다.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면서. 하지만 편식이 나쁘듯이 취향에 맞는 단편 동화만 읽으면 정말 곤란해요~~~ ^^  

다시 읽고 싶었던 명작들을 한 권에.

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한국명작동화 - 1923-1978 ㅣ 100년 후에도 읽고 싶은 시리즈
한국명작동화선정위원회 엮음, 박철민 외 그림 / 예림당 / 2003년 11월

이런 책이 한 권쯤은 있었으면 했는데, 때마침 출판되어 명작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전쟁과 기아에 관한 단편 동화들이 많았는데, 겸허한 마음이 절로 생긴다. 명작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다시 읽고 싶어진다는데 여기에 수록된 30편의 동화들 역시 오래오래 기억될 만한 감명 깊은 명작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