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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1 : 위대한 마법사 오즈 - 완역본 ㅣ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 1
L. 프랭크 바움 지음, W.W. 덴슬로우 그림, 최인자 옮김 / 문학세계사 / 2012년 12월
평점 :
여행은 낯선 환경에서 낯선 경험을 하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라는 혹자의 말이 있다. 요즘 떠나는 여행이 정말 그러한지 아니면 과시성 여행인지 연휴마다 북적이는 공항 이야기를 뉴스로 전해 들으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도로시의 여행은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행복할 수 있는지 알아가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 도로시가, 양철 나무꾼이, 허수아비가, 사자가 행복한 곳은 자신의 일상 속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근대 이후 소설의 화두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일상은 행복하기에 어려운 난제들이 있다. 직장인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림길에 있으며 설령 정규직이라 하더라도 늘 어딘가에 갑과 을의 관계에 있으며, 세계를 뒤흔드는 금융쓰나미 아래 온전히 자신으로 살지 못한다. 일하는 엄마들은 일과 육아, 가사 사이에서 늘 헐떡이고, 자녀들은 입시라는 멈추지 않는 열차에서 쉼없이 달리고 있으며 그나마 거기서 뛰어내린 몇 몇의 아이들은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선입견에 시달린다.
이들에게 필요한 나라가 마법의 나라 아닐까... 도자기 인형이 춤출 수 있는 나라. 머리에 많은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랑하는 마음과 용기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허수아비를 인정해 주는 나라. 눈물 흘릴 줄 아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 이런 곳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위로가 되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법이 없더라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마법은 쉼이고, 느림이다. 헤르만 헤세가 말한 거대한 수레바퀴를 멈출 수 있는 용기이기도 하다. 오즈의 마법사는 그러한 용기를 주는 좋은 환타지이자 여행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후 나머지 13권의 시리즈 물을 함께 읽기를 권한다. 마법의 나라에서 행복한 자신을 발견해 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