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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자마자 사놓고는.... 이제서야 책장에서 꺼내 읽어보는군.... 나는 항상 선구매 후후후후후독서를 하는 것 같다. '완전 읽고 싶어!!' '지르자!!' 이런 마음으로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를 하고는 배송이 되는 사이에 집에 있는 다른 책으로 눈을 돌린다. 어느새 구입한 책은 슬며시 기억 저 너머로...ㅋㅋ 그래서 일단 책장에 꽂아놓고 기억이 날 때까지 방치해버린다. 언젠가 읽을 책이기는 하지만 덕분에 책장에는 예전에 사두고 아직도 안 읽은 책이 꽤나 되는듯-_-
여튼, 얼마전 어떤 TV 프로그램을 봤다. 스타의 추천도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는데 현영이 이 책을 추천하더라. 입담좋은 방송인들이 유머도 섞고 책에 대한 느낌도 섞어서 재미있게 토크를 나누더군. 그 방송을 보고는 자연스레 방으로 돌아와서 그날 밤부터 주말이 끝날 때까지 읽어버렸다.
공지영 작가가 딸 위녕에게 전하는 편지를 엮은 에세이집. 나도 항상 엄마의 잔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응~ 오키오키~ 알았어~'거리면서 귓등으로 흘려버리곤 했는데.... 내가 흘려버린 말들을 공지영 작가가 주워서 글로 옮겨놓은 것 같았다 ㅋㅋㅋ 다만 조금더 문학적인 표현으로, 조금더 차분한 말투로 글을 써놓았다는게 차이점이랄까. 공지영 작가와 우리 엄마. 살아온 삶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두 사람인데, 단지 딸을 두었다는 공통점만으로 이렇게나 딸에게 하고픈 말이 비슷하다니.. 우리 엄마가 나에게 잔소리를 할 때 or 대화를 할때면 엄마나, 나나 감정이 격해져서 귀를 닫고는 서로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울 엄마가 침착하게 말을 한다면, 그리고 내가 진지하고 조용하게 그 얘기를 듣는다면 이 책에 있는 글과 똑같지 않으려나'라는 생각이 들어 은근히 웃기다는 생각과 조금은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다.
이틀 정도만에 다 읽긴 했지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읽어야했던 책이었다. 한 페이지 읽고, 그 내용과 글에 대해서 조금 생각하고.. 그리고 다음 페이지 읽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었지만 그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문장들이었다. 얼마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며 한 번쯤 스쳐지나가는 식으로 생각해본 잡념들을 작가는 너무나 멋지고 깔끔하게 글로 표현해주었다. 원래 남 얘기보다 자기랑 관련된 이야기가 더 재밌는 법. 내가 해본 생각들이 간단명료완벽하게 표현된 걸 보니 많은 생각들, 고민들이 동시에 떠올랐다. 그나저나 글의 마지막에 항상 수영이야기가 있던데, 그건 어떤 의미지? 그냥 별다른 의미 없이 넣은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기억에 남는다.
엄마와 나, 아빠와 나, 영도와 나 사이에도 서신이 왕래한다면 어떨까. 은근히 조용하고 무뚝뚝한 우리 가족인데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마음 속 이야기도 넌즈시 전해보고, 부끄럽지만 감정도 표현해보고.. 재밌을 것 같은데 ㅎㅎ
은근히 뻔한 내용의 에세이였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