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 장하준의 경제 정책 매뉴얼
장하준.아일린 그레이블 지음, 이종태.황해선 옮김 / 부키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하준 교수를 처음 만났던 것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통해서였다. 지금까지 우리가 배워왔던 내용들과는 정반대의 내용이라서 혼란스울지도 모르겠지만 신자유주의 입장 반대편에 선 꽤나 학식이 깊은 학자의 설득력있는 주장이라는 주변인들의 추천에 떠밀리듯이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책의 첫 장은 떠밀리듯이 펼쳤지만 그 이후로는 무언가에 빨려갈 것마냥 정신없이 읽었었다. 지금까지는 듣도 보도 못했던 세계경제에 대한 새로운 평가과 주장이 잔뜩 담긴 도서였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들어왔던 경제학에 대한 지식들과 주장들이 일방적인 한 쪽편의 주장이었음을 알고는 은근히 충격을 받았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들어왔던 이야기들이 나를 그렇게 생각하라고 세뇌시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고나서는 모든 일에서 대립해있는 양쪽 주장을 들어보고 스스로 판단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만큼 나에게 영향력을 준 책이었고 발상의 전환을 준 책이어서 나에게는 소중한 책이고 인상깊은 책이었다. 그 책을 썼던 저자인 장하준 교수가 새로운 책을 내놓았다.

 

이 책 역시도 선진국의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주장인 신자유주의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어쩌면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엇비슷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신자유주의는 선진국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진실을 가린 주장이다. 본인이 이렇게 주장하는 데에는 ~~한 이유들이 있다. 이렇게나 많은 이유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과 같은 대국들은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다.'

이런 구성을 본다면 이전 책이나 이 책이나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는 [나쁜 사마리아인들]보다 읽기가 수월하다고 할까.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장하준 교수의 주장을 우리가 읽기 편하게 쉬운 비유들을 통해 이야기처럼 주절주절, 읽다보면 어느새 고개가 끄덕여지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신자유주의의 주장, 그들의 주장이 성립될 수 없는 장하준 교수의 주장, 그리고 이로인해 벌어질 수 있는 문제점들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장하준 교수의 해결방안이 대충 훑어봐도 구분되어있는 구성으로 엮여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읽다보면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꽤나 잘 짜여있는 책임에 틀림이 없다.

 

리뷰를 쓰다보니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거의 비교체험을 해놓은 느낌이 드는데, 지금까지 신자유주의를 자연스레 들어왔고 받아들였던 이들이 이 두 권의 책을 읽는다면 내가 처음에 느꼈던 쇼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쪽의 이야기만을 듣는다는건 50:50의 가능성에서 50%를 아무런 미련없이 포기한다는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장하준 교수는 양쪽의 이야기 모두를 듣고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의 다음 저서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