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여행자 - 손미나의 도쿄 에세이
손미나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나에게 여행은 지금의 바쁜 일상을 떠나 기나긴 인생에서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휴식이다. 그래서 여행을 간다고 하면 일주일 이전부터 설레고 어떤 걸 준비할까, 어떤 옷을 입고 갈까 행복한 고민을 한다. 이런 설렘까지도 여행을 떠나는 즐거움 중의 일부일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을 하고 그때 그때 일정에 따라가다보니 한 학기에 2~3번 정도? 친구들과의 휴가를 떠나는 것이 고작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나면 이정도의 여유마저 잃을까 두려워진다.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대학생이 되면 한 달에 한 번은 넓은 세상을 보고 오자. 그리고 방학이 되면 다른 나라에도 다니면서 좀 더 스케일이 큰 여행을 해보자'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현실은 가혹했다. 그래서 찾은 대안이 타인이 쓴 여행기를 읽는 것이다. 비록 현실은 좁은 방 안에서 손바닥만한 책을 읽고 있지만 여행기를 읽는 동안 만큼은 작가를 따라 그 나라를 여행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행복함을 느낀다. 이번에 만난 여행기는 손미나 여행작가의 일본 여행기. 아나운서에서 여행작가로 갈아타면서 관심과 주목을 끈 그녀가 스페인 다음으로 선택한 나라는 일본이다. 가깝지만 먼 나라. 왠지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언젠가는 가보게 될 것 같은 친근한 나라 일본. 그녀는 일본을 여행하며 어떤 아기자기한 여행의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해졌다.


이 책의 구성은 테마들이 각자 움직이는 톱니바퀴들 같다. 일본의 다양한 모습과 사람들, 그리고 일본이라는 나라 안의 너무나 다른 개성을 지는 문화를 손미나 작가는 읽어내고 느낀다. 하지만 다 읽고 난 후에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느낌을 하나로 느끼게 해준다. 오타쿠 문화, 동성애 문화 등등.. 다른 책들에서는 다루어 지지 않았던 부분들이 특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나는 일본을 여행하고 싶은 이유가 있는데 바로 음식 때문이다. 스시와 초밥이라면 정신을 못차리는데, 일본에 가서 스시와 초밥의 진정한 맛을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그 부분에 대해 많이 다루어 주었으면 했는데 너무 개인적인 욕심이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나온 일본 여행기들과 비교하여 속이 꽉차고 알찬 여행기는 아니었지만, 지금까지의 일본 여행기에 담겨지지 않았던 부족한 부분들을 잘 매꿔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 있는 이야기들은 내가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일본에는 이런 모습도 있구나'라는 약간의 충격과 흥미로움이 담겨있다. 그런 점에서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여행기였다. 손미나 작가는 1년에 1편씩 여행기를 낸다고 했는데 다음 나라는 어느 곳으로 정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