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이화 지음 / 열림원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

7차 교육과정의 1세대인 나는 학교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 국사 과목을 접할 수 있었다. 나는 초등학교 시절에 '용의 눈물'을 본 후 사학자의 꿈을 가질 정도로 역사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에도 국사 관련된 책이나 다큐, 드라마 등을 챙겨보았지만 내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국사, 세계사에는 관심조차 없는 이들이 굉장히 많다. 항상 이러한 점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과라고 해서 과학만 알고 대학에 가면 끝이 아닌데, 언제부터인가 학창시절의 학업은 오직 대학을 가기위한 수단이 되어 버렸고 대다수의 학생들과 선생님들 역시 대입에 관련되지 않은 공부는 필요가 없다거나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 알아도 늦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건 몰라도 역사에 대해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은 슬퍼진다.

 

2.

학창시절 국사 첫번째 시간에는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역사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었다. 그 대답에 학생들은 하나 같이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누가 주입식 교육 받은 한국의 학생들 아니랄까봐..ㅎㅎ 사실 그 때는 그 의미도 알지 못하고 대답했었는데 그만한 현답이 없는 듯 하다. 세상이 혼란스러워지고 사회가 사람들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을 조성해 나갈 때마다 매스컴이나 여러 매체들은 역사적인 인물들을 들고 일어선다. 태종 이방원, 이순신, 그리고 요즘에는 정조. 이러한 인물들은 그 시대에 사람들이 원하는 영웅들이고 인물상인 것이다. 또 대선이 다가오면 대통령 후보들은 자신을 역사적인 인물에 빗대면서 자신을 뽑아달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인 것이다.

 

3.

과거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교육의 현장에서 역사는 어떤 이는 배워야 하고, 어떤 이는 배울 필요가 없는 하나의 수험과목으로 전락해 버렸다. 재미도 있고, 현실을 보는 눈도 키울 수 있고, 과거의 선조들의 지혜까지 배울 수 있는 그 소중한 역사를 왜 등한시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4.

이 책은 그런 나의 안타까움을 조금은 가라앉혀 주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선사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권으로 정리해주고 있다. 또 역사적인 사실들의 나열은 지루할 수도 있는데 이 책은 저자의 의견도 조금씩 가미되어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고 흥미롭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역사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큰 틀을 잡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강력히 추천해주고 싶을만큼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처음에는 언뜻 보고 두꺼운 책이라고 생각을 하였지만 다 읽고 난 후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한권의 책에 담으려다 보니 아무래도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이 간략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어떠한 역사적 사실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면 이 책을 완독한 이후에 따로 찾아보면서 읽을 수 있는 동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사람들은 영어 점수 올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고 수능점수, 학점, 자격증, 눈에 보이는 스펙들만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록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도 스펙을 위해 바쁘게 뛰고는 있지만 말이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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