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1 - 왕의 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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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다. 비록 지금의 나는 현실에 묶여있지만 내 머릿속의 상상으로는 하늘도 날 수 있고,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연애도 마음껏 할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 되었고 생각하는 것을 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종족이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 인간들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영화까지 만드는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내가 상상하던 것들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덕분에 사람들은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소설 장르 중에 인간의 상상력을 최대한 펼쳐낸 것이 판타지 장르일 것이다. 다소 말도 안되는 설정들이 포함되어 있어 얼마전까지 판타지 장르를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인간이 요상한 말을 하면서 마법을 부리고, 세계를 정복하려는 다른 종족들로부터 인간을 지켜내는 영웅이 나타나고,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별 희안한 동물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건 말도 안된다'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에 판타지는 저급한 장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전, 생각이 180˚로 바뀌었다. TV를 틀어 9시 뉴스를 보면 아들이 어머니를 죽이고 돈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끊는 말도 안되는 사건들... 차라리 판타지 소설 속 공상의 이야기들이 더 아름답고 지금 9시 뉴스에 나오는 일들보다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의 편견은 깨어졌고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나의 편견이 깨지고 만나게 된 첫 판타지 소설. (그동안 반지의 제왕 같은 소설들을 읽긴 했지만 영화를 본 후의 의무감 같은 것이었다.) 첫 단추를 너무나 잘 꿰었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는 나폴레옹이 유럽을 호령하던 혼란의 시대. 저자는 그 역사적 배경에 '드래곤', 즉 용이라는 상상 속의 동물을 하나 덧붙여 너무나 방대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엮어내었다. 테메레르는 용이다. 주인공은 평탄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해군에서 공군으로 업종(?!)이 바뀌게 된다. 처음에는 불만스럽고 두려웠던 변화가 너무나 똑똑하고 착하고 순수한 용, '테메레르'를 만나면서 그 누구보다 행복한 군인이 된다. 이렇게 시작되는 이 책은 무려 500여쪽에 달한다. 손가락 두마디에 달하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하루만에 금방 읽을 수 있는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과는 다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주인공과 테메레르, 그리고 그들의 동료들이 엮어내는 격동의 시대 속 전쟁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피터 잭슨'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낼 것이라 한다.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이후, 그만한 영화를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너무나 멋진 CG와 소설의 탄탄한 스토리에 기댄 구성력, 마치 실제로 중간계가 존재할 것 같은 현실감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런 그가 '테메레르'를 영화화한다니....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안타까운 점은 영화화가 되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다릴 것이다. 테메레르 1권의 뒷 이야기를 기다리면서 끝까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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