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토지 제1부 1 - 박경리 원작
박경리 원작, 오세영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것으로 토지 1부의 1권은 3번째 읽게 된다. 원작 소설로 한번, 청소년판으로 한번, 만화판으로 한번. 한국의 대표 소설도 손꼽을 수 있을만큼 (내가 이런 평가를 하기는 부끄럽지만) 광대하고 완벽한 소설인 토지. 한국인으로 살아가면서 '토지를 한번 완독해봐야 할텐데..'라는 고민은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심은 얼마 가지 못하곤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원작 소설을 1부까지 읽다가 그 방대한 분량에 지쳐버리는 바람에 그 이후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SBS에서 드라마로 토지 방영을 하는 것을 보고 청소년판 토지에 다시금 도전을 해보았었다. 그러나 청소년판이라고는 하지만 그 역시 만만치않은 일이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나처럼 토지를 시작을 하였으나 끝은 못본 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이들을 위해, 또 자라나는 어린이, 중, 고등학생들을 위해 읽기 편하고 부담없는 만화 토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한반도의 격변기 약 50여년간, 그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도 한반도와 중국 등 광대한 영토. 또 몇 명인지 세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이전부터 해방기까지의 최씨 일가의 몰락과 다시 일어나는 그러한 과정들은 정말 대단하다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원작과 청소년판 의 1권을 읽어보았기 때문에 만화판과 비교하기가 쉬웠다. 일단 칼라로 된 만화여서 눈이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을 읽을 적에는 두꺼운 책의 빽빽한 글씨 때문에 조금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했었지만 만화는 생각할 틈도 없이 그림으로 묘사가 되어있고 빠른 전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루함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원작은 원작 나름의 상상력으로 읽는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또 원작은 읽다보면 이 사람이 그 사람 같고, 그 사람이 이 사람 같은 착각을 하곤 한다. 워낙 인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화는 이미지로 그 인물을 그려내서 헷갈리는 일이 줄어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토리는 역시 토지 그대로의 이야기와 똑같이 전개된다. 오세영님의 특유의 그림체와 글들이 원작과는 또다른 웃음과 해학을 느끼게 해주어서 그의 각색이 또다른 매력으로 느껴졌다.

보통 원작만한 후속작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만화 토지는 원작과는 또다른 느낌, 매력,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고 토지의 맛을 그대로 살린듯한 느낌이 든다. 때문에 원작에 뒤지지 않은 원작과는 또 다른 매체로 이루어져 있는 독립성을 지니고 있다. 원작과 만화를 비교하기 보다는 원작을 읽고 만화를 본다던지, 만화를 읽고 원작을 보면서 만화에 빠져있는 매력을 원작에서 찾아보고, 원작에서 빠진 매력을 만화에서 느껴보는 재미도 또 다른 매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만화를 통해 토지를 정복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결심이 이번에는 지켜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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