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학 스케치 1 - 이야기로 만나는 교양의 세계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 풀빛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철학하면 어떠한 것이 떠오르는가. 대부분 소크라테스, 플라톤, 이데아의 동굴 등등, 동양 쪽은 공자와 맹자 이 정도가 떠오를 것이다. 그러고보니 철학은 세계 모든 곳에 존재하는 학문이고 3살 먹은 어린 아리에서 부터 60세의 어르신까지 고루 즐길 수 있는 학문이 아닌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철학은 그저 어렵고 무거운 학문으로 취급되고 있고 몇몇 대학교들의 철학과는 문을 닫아야할 정도로 학생 수의 고갈을 토로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한국의 철학이라고 하면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는 것 같다. 굳이 떠올리자면 중국에서 넘어온 몇몇 학문들 정도가 다이다. 이 책을 만나면서 우리나라의 고유의 철학과 그 깊이에 대해 고민하고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은 한반도에서 역사가 시작되던 고조선 시대부터 지금까지 한국사를 쭉~ 훑어 내려오면서 한국의 철학에 대해 쉽게 정리해주고 있다. 단군 신화 속에 담겨있는 철학과 유교, 불교, 성리학, 실학까지. 그리고 그 학문들을 연구하고 발전시켜온 학자들의 노고와 숨겨진 이야기들. 청소년들이 읽어도 어려움이 없을만큼 철학이라는 무게감을 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쉽게 서술되어 있었다. 특히 순흥 安씨(나도 순흥 安씨~)로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신 안향 선생의 성리학 부분은 조상님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더 흥미로웠다. 우리나라의 유교 사상의 바탕, 그 바탕은 성리학이었는데 우리나라에 성리학을 최초로 들여오신 분이 안향 선생이라는 것이다. 한 점에서 시작한 한국의 철학은 나무가지처럼 여러 갈래로 갈라졌고 다양한 사상과 생각들을 낳게 되었다. 그런 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나 국가 같은 책들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다.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정통한 철학이 없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정도로 어리석고 부끄러운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찾아보지도 않고 내가 모른다고 해서 그런 식의 성급한 판단을 해버리다니.... 이이 선생과 이황 선생 등에게 새삼 죄송한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한국의 유구한 역사. 그와 함께 발전해온 한국인의 전통과 철학. 책의 제목처럼 얇은 책 1권과 2권만으로 한국철학의 스케치를 간단히 살펴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과거 서민들의 삶과 함께 하는 철학을 조금 담아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그 시대의 집권층들의 철학만을 담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깊이 들어가지 않는 한국 철학 맛보기 정도로는 굉장히 유익하고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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