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길을 묻다 - 영상아포리즘 01
김판용 지음 / 예감출판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가끔 꿈을 꾼다. 초록의 너른 벌판 위에서 푸르고 깊은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있는 꿈을.. 하루하루가 전혀 다른 나날들이지만 똑같은 쳇바퀴처럼 느껴지는 것은 내가 지내고 있는 삶의 굴레에 지쳐있는 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자연 속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휴식을 꿈꾸고 언젠가는 그리하리라 다짐을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서는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직접 행하지 못한다면 다른 이의 경험을 대신 읽으며 간접 경험이라도 해야겠지.. 그런 생각으로 이 책 '꽃들에게 길을 묻다'를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시인이다. 우리나라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풍경들은 한 폭의 사진 속에 담고 그 풍경들에서 느낀 풍부한 감성들은 글로 옮겨 놓았다. 말로는 표현 못할 자연의 광대한 풍경과 한없이 소박하고 자잘한 우리 내의 삶의 풍경이지만 감성이 듬뿍 담긴 사진들, 그리고 그들과 어울리는 저자의 글이 너무나 잘 조화되면서 자연 속의 휴식을 갈망하는 나의 욕구를 조금씩, 조금씩 충족시켜주고 있었다. 복잡하고 정신없는 아침 학교가는 지하철 안에서 귀에 차분한 발라드를 들으며 이 책을 읽고 있자면 나는 어느새 바쁜 일상은 저 멀리 하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었다. 참으로 인간의 마음이란 알 수 없는 듯 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힘들다고 불평, 불만 가득한 피곤함이었는데 눈과 귀의 즐거움 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을 느낄 수 있다니..


사실 저자가 찍은 사진들과 글은 우리내의 삶의 모습이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의 풍경들인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기분과 마음에 따라 사진들이 전혀 다르게 찍히고 그 사진들이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하쿠나 마타타, 에에자 나이카, 좋지 아니한가. 이왕 사는 인생, 편안하고 즐기며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들은 욕심이 많다. 지금 살고 있는 삶에 안주하지 못하고 더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갈망한다. 적절한 행복을 희망하는 것은 인생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주지만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은 나의 삶을 더 목마르게 할 뿐이다. 지금 이대로의 삶을 어떻게 즐기느냐에 따라 나의 행복한 삶이 판단된다. 아주 조금의 생각의 변환이 불행을 행복으로, 부산스러움을 여유로움으로 바꾸어 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여유로움과 자연의 아름다움은 물론 나의 삶 속의 숨겨져 있는 행복함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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