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 삶의 여백에 담은 깊은 지혜의 울림
박완서.이해인.이인호.방혜자 지음 / 샘터사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각 분야를 대표하는 여성 4명이 모였다. 일제시대와 6.25, 민주화 운동과 IT 강국이 대한민국. 한국의 근대사를 몸소 겪은 그녀들의 대화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내었다. 그녀들의 대화는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예리하면서도 푸근하다. 문학과 종교, 역사와 사랑, 여성의 사회 진출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 그녀들의 대화를 차분히 읽다보면 나도 그 장소에 가서 앉아있는 듯한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나도 어느새 그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이해인 수녀와 박완서 작가는 내가 이 시대에 가장 존경하는 여성 중에 두 분이다. 두 분의 대화 부분을 읽을 때 나는 외할머니 무릎 맡에서 옛날이야기, 인생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편안했다. 그녀들이 웃을 때 나도 웃었고 그녀들이 가슴 아파할 때 나도 가슴이 아려왔다. 내가 그녀들을 존경하는 이유가 나의 공감을 너무나 잘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방혜자씨와 이인호씨는 잘은 모르지만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한 거의 최초의 여성이 아닐까 싶다. 그녀들은 이 책에서 여성의 일과 인간관계에 대해 대화를 하고 있다. 나도 대한민국의 젊은 여성으로서 충분히 읽을만한, 배울만한 삶의 지혜였고 지식들이었다.


그녀들의 나이만큼이나 능숙하고 재치 넘치는 대화들을 읽다가 그 자리에서 모두 읽어버리고 말았다. 재미는 둘째 치고 실제로 그녀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현장에 가 있는 듯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고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 표지 뒷장을 보니 04년도에는 최인호 작가와 법정 스님, 피천득 시인과 김재순씨가 나눈 또 다른 대화가 있다고 한다. 다음주에 학교에 나가면 이 책을 빌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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