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내 인생을 위한 아름다운 반항 생 텍쥐페리의 행복어 사전 2
최복현 지음 / 이른아침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책들을 읽다보면 읽기 쉬운 책과 어려운 책이 있다. 사실 책이라는 매체를 처음 접했을 적에는 그냥 쉽게 쉽게 넘어가는 소설, 고민하지 않고 답이 딱 나오는 인문, 과학 서적만을 읽으려했었고 읽었다. 그러다 그런 책들의 패턴이 비슷하다는 걸 조금씩 느끼고, 나에게 너무 잘 스며드는 쉬운 책들은 인생에 대한 고민, 삶에 대한 고뇌들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게 되면서 그 이후로는 나에게 필요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어떤 누군가는 두껍고 어려운 책은 배게로 쓰일 뿐, 자신이 원하는 책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어려운 책은 한 번 읽고, 두 번 읽고, 또 반복해서 읽으면서 책의 진짜 맛을 음미할 수 있고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이 책, [특별한 내 인생을 위한 아름다운 반항]도 쉬운 책은 아니었다. 생텍쥐페리가 했던 이야기들을 앞에 쓰고 저자의 생각을 뒤에 매달아놓은 구조의 책이다. 한 번 읽어서는 의미를 잘 이해하기도 힘들고 그 의미의 진가를 얻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3~4번 읽으면서 이 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고 나의 인생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할 수 있었다.

 

# 반항, 삶을 살아가는데 장착해야 할 필수요소

 

반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들이 드는가. 질풍노도의 시기에 느끼는 어른들에 대한 감정, 잔소리하는 엄마에 대해 드는 감정. 그다지 긍정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 단어이다. 하지만 이 책은 반항을 '아름다운 반항'이라고 이야기 한다. 학창시절에 지겹도록 배웠던 역설법의 활용일까?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리고 이끌어가는 생명체이다. 옳지는 않지만 지구를 지배하고 지구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존재들이다. 인간이 이러한 위치에 어떻게 오를 수 있었을까. 치타보다 느리고 비둘기처럼 날지도 못하고 물고기처럼 빠르게 물 속을 헤엄치지도 못한다. 하지만 인간은 날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반항, 빠르게 달리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반항들을 하게 되면서 비행기를 만들어 냈고, 자동차를 만들어 냈다. 반항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원동력이 된 힘이었던 것이다.

또 역사도 반항의 기록들로 가득채워져 있다. 누군가 당시의 사회에 반항심을 갖고 개혁을 이끌고 변화를 시도했다. 그래서 지금의 인상으로 진화된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갖고 있었던 고정관념들을 살며시 깨뜨려주면서 값진 깨달음을 선사해준다.

 

# 조금은 어려운, 그렇지만 소중한 배움

 

보통 나는 한 권의 책을 읽는데 2~3일을 넘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일주일 넘게 읽어온 것 같다. 두께도 얇은 편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쉽지 않는 문장들의 나열 때문이었다. 첫 장부터 쉽게 이해되지 않는 문장들 때문에 순간 당황했었다. 그리고 재미없는 책이라는 편견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여러 번 읽고 되새기면서 문장 깊이 숨겨진 의미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고, 잠시 전기가 흐르는 듯한 찌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여러번 읽어야 이해가 되다보니 자연스레 오랫동안 이 책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고 읽는데 긴 시간을 소비해야했다. 하지만 방학의 끝 자락에 이 책을 만나면서 소중한 것들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

 

TV를 틀어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말들을 쏟아낸다. 뉴스처럼 객관적이고 딱딱한 말들, 무한도전에서처럼 사람들을 웃기고 행복하게 만드는 말들, 가끔은 19세 미만이 들어서는 안될 19금 속어들.. 그들의 모든 말들은 그 순간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그 흩어지려던 말들 중에 사람들의 귀에 잡힐만한 소중한 어록들과 기억해야할 말들은 누군가에 의해 기록되고 오랫동안 남게된다.

생텍쥐베리가 남긴 소설이 아닌, 편지와 그 밖의 글들로 이 책이 만들어졌다. 어쩌면 우리를 만나기도 전에 흩어져 버렸을지도 모를 글들이 남아 이처럼 나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내가 매일, 매순간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이 다른 이들에게 무언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지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