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
신웅진 지음 / 명진출판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세계의 대통령, 유엔 사무총장이 선출되었다. 비록 북한 핵문제 등과 시기가 겹쳐지는 바람에 그 즐거움이 약간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 정도의 영광스런 일이라면 가두행진을 해도 족할 경사이다. 내가 반기문 총장을 처음 알았던 것은 외교부장관 시절부터였다. 연일 터지는 급박한 세계 정세 속에서 언제부터인가 뉴스의 헤드라인들은 외교부가 차지하였고 그 때마다 반기문 장관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장관이나 의원들은 약간은 뺀질거릴 것처럼 보이고 뒤로 무엇인가를 숨겼을지도 모르겠다는 음흉함이 느껴졌지만 (첫인상에 의한 편견의 오류일것이다..) 반기문 장관은 편안한 할아버지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고등학교 때 나를 어여쁘게 여겨주시던 교감 선생님과 참으로 닮으셨다. 내가 느꼈던 친근함은 어디에선가 본 듯한.. 그를 보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하는 그 미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그가 유엔 사무총장의 후보로 올랐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평범했던 소년, 너무나 성실했던 소년.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모범생은 있게 마련이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공부를 즐거워하고 어른들에게 이쁨을 받으며 그런 반응들을 통해 더 뛰어난 실력을 뽐낸다. 반기문 총장도 내 주변에 있었던 범생이들과 다를 것이 없어보일 정도로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리고 우리 아빠처럼 동생들을 거두어야 했던 장남이었고 우리 엄마처럼 부모님의 마음을 먼저 헤아릴 줄 알았던 효자였다. 하지만 다른 범생이들과는 달리 끝까지 성실했던 소년이었고 우리 아빠와는 달리 장남이라는 위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런 작은 차이가 평범했던 소년을 세계의 대통령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 책이 약간은 위인전스럽게 쓰여져 있어서 그의 멋진 부분만, 감동적인 인생의 장면들만 담아 놓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 책에 밝혀져 있는 그의 모습들이 그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해준 원동력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실 나도 공부 빼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지만..;;)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추고 그렇다고 얼굴이 예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항상 하늘을 탓했었고 가끔은 부유하지 못한 집을 탓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역시 난 사람은 다른 걸까. 그는 다른 것들을 못했었기에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진 공부를 즐겁게 하였다. 그리고 공부에 최선을 다했었기에 1등 자리를 놓친 적이 없었고 지금의 성공에 이르게 되었다. 22살이나 먹어서 청소년을 위한 책을 읽고 이런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 지금 품고 있는 꿈, 언젠가 이루어 질지도 몰라~

 

언젠가 책을 읽으면서 이런 문구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무슨 책인지는 기억이 잘..;;) '꿈을 함부로 꾸지 마라. 언젠가는 이루어 질지도 모르니까...' 나도 어렸을 적에는 꿈이 참 많았다. 파일럿, 우주비행사, 사학자, 로봇 개발 과학자 등등.. 하지만 점점 커가면서 이것 저것 조건들,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난 눈이 나빠서 파일럿은 안돼.. 넌 우주 비행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니? 사학자는 돈을 많이 못번대.. 넌 여자가 되서 무슨 로봇 과학자니..' 결국 하나하나 제외하다보니 나의 그 많던 꿈들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지 오래이다. 그저 지금은 다니고 있는 대학교 학점 잘 따서 그럴 듯한 대기업에 취직하여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이 되었다. 꿈이 뭐야.. 그냥 생각없이 그렇게 되는 것을 예상하고 있다. 지금의 이런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부럽다' 라는 것이다. 반기문 총장이 살던 시절 지방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 공부 조금 잘 한다고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었던 것은 내가 우주 비행사를 꿈꾸고 있었던 것과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요즘에 한국인 우주비행사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하지만 그는 꿈을 향해 천천히 한발 한발 내딛었고 노력했다. 그랬더니 미국에 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고 결국 외교관이 될 수 있었다. 나도 다시 꿈을 꾸어보려 한다. 지금의 내 모습에서 불가능한 꿈을 하나하나 지워가는 것이 아니고 하고 싶은 꿈을 천천히 새겨 내려가려 한다.

 

§ 꿈 많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큰 도움이 될 만한 책..

 

이 책은 표지에도 써 있지만 청소년을 타겟으로 한 책이다. 그래서인지 책의 구성도 전기 형식이고 3인칭 시점으로 읽기 편하게 쓰여져 있다. 덕분에 약 3시간만에 완독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위인전 전기의 형식이 많이 변화한 것 같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이순신 장군은 어렸을 적 부터 기골이 장대했고 골목대장이었으며 그런 추세를 몰아 왜적을 쫓아낸 명장이 되었다라는 식의 비범한 인물전들이었다. 그런 책들을 보면 물론 '나도 그런 위대한 사람이 되야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조금 무언가를 알기 시작했을 때부터는 '그 사람들은 원래 나랑 달라'라는 자괴감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처럼 평범한 반기문 총장 이야기였다. 나와 같은 시작점에서 출발하여 노력의 결과가 지금의 위상을 세울 수 있었다. 꿈 많고, 특히 외교관이 되고자 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그 꿈을 더 원대하게 꾸밀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에게도 삶의 원동력을 조금은 쥐어준 고마운 책이었다.

이제 반기문 총장의 머나먼 여정에서 첫 발을 내딛었다. 그의 위대한 시작에 끊임없는 응원을 하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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