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 전12권 세트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중국의 고대 장편 소설 홍루몽. 한국 사람들 대부분에게 '중국 소설의 대표작'을 물어본다면 대부분 '삼국지'나 '수호지', '서유기' 정도까지 밖에 대답하지 못한다. 그에 반에 중국 내에서는 3대 고대 소설 중에 하나로 꼽힐만큼 굉장히 문학적 가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고, 중국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있는 이야기가 홍루몽이다. 얼마전 가수 유승준이 '드라마 홍루몽은 한국의 대장금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다'라는 발언에 모든 중국인들이 발끈하였고, 일본에서 홍루몽 성인게임이 출시되었다는 소식에 중국인들이 분노하였다는 이야기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완소(완전소중) 고대 소설임을 깨달을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옆에 붙어있는 한국에는 소설의 이름을 널리 알리지 못했을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제대로 된 번역본이 지금껏 없었다는 것과 그 때문에 사람들이 홍루몽을 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홍루몽 완역본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전 12권 중에 1권과 2권을 접하게 되었다. 전권 12권에 등장인물 500명에 달하는 대장정에 돌입한 것이다.

 

1,2권의 내용은 이 소설의 도입부분을 차지한다. 홍루몽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배경을 시작으로 하여 주인공 가보옥과 그의 여인 보채와 대옥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다. 거의 대부분이 가씨 집안 내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어 다른 소설들에 비해 좁은 배경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수 많은 인물들이 소개되고 들어가면서 엄청난 스케일이 펼쳐진다. 각 인물들의 개성있는 캐릭터와 그 안에 사랑과 욕망들이 담긴 소재들이 담겨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1권과 2권에서는 주인공 가보옥과 보채, 대옥의 약간의 러브라인을 암시해주면서 마무리가 지어진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앞으로의 이야기는 가보옥의 복잡한 사랑이야기와 가씨 가문의 부흥과 몰락의 내용이 담겨있다고 한다. 비록 대작의 앞부분만 살짝 맛보았지만 왜 홍루몽이 극찬을 받고 있는지는 알 수 있을 듯 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엄청난 분량으로 반지의 제왕 저리가라 할만큼의 스케일을 지니고 있음에도 인물 하나하나에 생기를 불어넣고 그들의 섬세한 감정들을 살려내면서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들을 전달해주고 있다. 이 사람의 이야기가 지루해질 때 쯤이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여 색다른 흥미를 제공해준다. 물론 인물들이 헷갈리기 시작하면 정신없어지기는 하지만 반복해서 읽다보면 홍루몽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리뷰를 끝맺으면서 드는 생각은 굉장히 부끄럽다는 것이다. 24시간 끊임없이 우려낸 사골국물을 혀 끝으로 한방울 맛보고는 '맛있다'고 평가하는 듯한 기분이다. 언젠가는 24시간 우려낸 사골 국물 진국에 쌀밥 한그릇 가득하게 말아서 '정말 맛있었다'라고 평가할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나며지 3권부터 12권까지를 읽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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