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아직도 이 책의 감동이 가시질 않았다. 이 책을 완독한지 약 3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감동 그대로 이 리뷰를 쓰고 있다. 내가 이 책에서 느낀 따스함을 이 리뷰에 모두 쏟아내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눈물이 없는 편에 속한다. 다들 읽고 펑펑 울었다는 가시고기를 읽고도 그저 슬프기만 했던 나였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처럼 영상으로 되어있는 매체에는 더욱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내면적인 슬픔은 물론 다른 사람들과 동일하게 느끼지만 그런 감정이 눈물로 표현되지 않을뿐이다. 그런데 내가 이런 가상의 이야기를 듣고 운 적이 딱 세 번이 있다. 세 번 모두 책을 읽고 나서였는데 가장 처음은 소설 '아버지'를 읽고 나서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두번째는 소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으면서 였다. 이 책은 고 2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읽다가 살짝쿵 울었던;;; 그리고 세번째가 이 책. 미치 앨봄의 '단 하루만 더'이다. 아무래도 나는 엄청 슬픈 그런 것들 보다는 가슴 뭉클한 애틋함이 담겨있는 책에 더 큰 감정을 쏟아내는 듯 하다.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어찌나 눈물을 참았는지.... 고인 눈물을 닦아내느라 고생 좀 했다. 조금 창피하기도 했다.

 

미치 앨봄, 그의 글에는 가르침과 깨우침이 담겨있다. 다 읽고 나면 반성과 후회를 하게 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나는 누가 잔소리를 한다거나 잘난척을 하면 짜증을 내는 편이라 '이러이러한 것을 고쳐라!!'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치 앨봄의 책은 그런 책들과 다르다. 그의 이야기를 쭉 읽다보면 자연스레 나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되고 나의 철없던 행동들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모리와...'처럼 이 책도 우리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전달해준다. '모리와..'는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 책은 어머니와 아들, 또는 자식의 이야기를 담았다. 항상 우리의 주변에 존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기 때문에 더 마음에 와닿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주인공은 철없는 아들과 이혼한 어머니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들은 어머니를 오해하고, 귀찮아하고, 부끄러워한다.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순간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아니, 어머니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비관하면서 삶은 구렁텅이로 빠지게 되고 결국엔 자살행위에 이르게 된다. 그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난다.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와 어머니는 소중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오해를 모두 풀고, 자신이 어머니에게 얼마나 잘못했는지,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과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삶의 의미를 어머니가 가르쳐준 것이다. 약간은 몽환적인 분위기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 과거 철없던 아들의 행동들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를 찔리게 만들었다. 오늘 집을 나서면서도 우유 한 잔만 더 먹고 가라는 엄마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왔는데.... 엄마의 깊은 마음을 어찌 내가 알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너무나 부끄럽고 가슴 아팠다. 아들은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끝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의 의미를 딸에게 전달해주고는 세상을 떠난다. 이 모든 과정이 믿을 수 없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스럽기도 하지만 주인공 칙과 나 자신이 겹쳐지면서 한 쪽 가슴이 아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불효를 거울로 바라보는 그런 느낌?

 

- 누군가 가슴 속에 있으면 그 사람은 결코 죽은 것이 아니지.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단다. 심지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도.

 

- 우리들의 하루는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쓰라고 주어진 하루입니다. 그러면 매일이 단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소중해지지요.

 

이 책에 나오는 문구들이다. 지금 뒤를 돌아보니 엄마가 조심히 주무시고 계신다. 지금 평화로운 엄마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한 순간이 아닐까.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을 마음 속 한 켠 깊숙히 간직해두고 싶다. 나는 이 책을 우리 가족 모두에게 돌려 읽게 하려 한다.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후회하지 않을 사랑을 할 수 있도록.. 아차차... 그리고 오늘 하루의 소중함을 잊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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