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두레아이들 그림책 1
프레데릭 백 그림, 장 지오노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 두레아이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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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얇은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물론 두꺼운 책도 탄탄한 구성이라는 무시하기 힘든 매력이 있지만 얇은 책은 일단 들고다니기가 편하고, 짧은 시간을 소비하고도 큰 감동과 여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요즘 많이 애독해주고 있다. 가끔은 밑도 끝도 없이 마무리 지어버리는 이기적인 단편들도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읽고 추천해주는 단편들을 찾아 읽는다면 그런 위험성은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지하철로 이동하는 약 1시간 동안에 깔끔하게 읽어버린 이 책 역시 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이 책은 제목이 예뻐서 그냥 빌린 책이었는데 지금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까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한다. 53년에 출간되어 13개국의 언어로 번역된 책. 본문 내용은 고작 70페이지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 전세계의 독자들을 매료시킨 이 얄싸한 이야기 속에 숨겨진 힘은 무엇인지 다시 책을 읽었던 그 시간을 되짚어 보려한다.

 

# 인간, 그리고 자연.

 

어느 때부터인가 인간은 지구상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마치 자연이 우리에게 주어진 공짜 선물인것 마냥 이용하고, 파괴하고, 괴롭히고 있다. 최근에 들어서야 자연에게 주었던 상처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것 저것 고쳐보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해 놓은 전적들이 너무나도 화려하기에 다시 되돌이키는데 큰 버거움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기온과 어울리지 않는 날씨, 그리고 온갖 종류의 자연재해와 진행되고 있는 오존층의 파괴, 빙하가 녹음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 우리가 해놓은 몹쓸 짓들로 인해 우리 다음 세대의 후손들은 아마도 생존을 위해 필사적인 몸부림을 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저 조상 잘못 만난 탓으로..

이 책은 우리의 현실과 정 반대의 이야기이다. 어느 황폐화된 마을. 초록빛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고, 황폐화된 마을에 우물은 이미 마른지 오래이다. 사람이 살 수 없을 듯한 그런 곳에 양치기 한 명이 살고 있다. 그는 매일마다 나무를 심는다. 떡갈나무, 너도밤나무, 그리고 희망의 보리수 나무까지. 그는 보이지 않는 희망을 품고 끝을 알 수 없는 나무심기를 이어간다. 자연과 하나된 주인공 모습은 경이롭기까지하다.

 

# 그의 희생, 그리고 실천, 그리고 희망

 

양치기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무언가 작은 희망을 바라보고 나무를 심었을 것이다. 하지만 폐허와 같은 마을을 다시 부활시킨다는 것은 꿈만 같은 이야기이다. 양치기는 얇게 새나오는 희망의 한 줄기 빛, 그 하나만을 바라보고 평생을 나무심기에 희생하였다. 만일 그가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았다면 그의 희망은 그냥 희망사항으로만 남아있었겠지. 하지만 그는 희망의 빛을 보고 몸소 실천하였다. 실로 평생의 희생이라고 할 만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결국에는 사람들이 돌아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내었다.

희망을 찾아 이야기하고 실천해낸다는 것. 말하는 거야 쉽지만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끝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무턱대고 노력하고 희생한다는 것은 무모해보이는 도전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실천조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모습 그대로 멈춰있을 것이다.

나무를 심음으로서 숲이 무성해지고, 사람들이 모여들고, 행복하고 따스한 마을이 만들어졌다. 작은 실천이 그 희미하던 희망의 빛을 눈부시게 부활시킨 것이 아닌가. 모르긴 몰라도 그 양치기는 나무를 심은 것이 아니라 희망을 심었던 듯 싶다.

 

# 묵묵히 자신을 바친 양치기와 그에 보답해준 나무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 세상이 변화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지니고 있고, 그 생각처럼 생활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멋진 연극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무대 뒤에서 묵묵히 일해주는 스탭들의 수고가 필요하다. 환경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아마도 내가 지금 살고있는 시대를 내다본 작가가 "너희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야~"라는 생각으로 쓴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리가 인식해야하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해주고 있다. 묵묵히 희생해준 양치기 덕분에 그 마을의 후손들은 평온한 삶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나만의 희생을 통해 다수의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있는 희생이 아닐까..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한번쯤은 읽어보고, 한번쯤은 고민해봐야 할 이야기였다.

 

덧글. 그래도 양치기는 성공적인 투자를 한듯 싶다. 10년만에 멋진 마을 꾸리기를 성공하였으니까.

어떤 것은 50년, 100년이 지나도 그 수익이 투자한 양보다 적은 것도 있지 않은가. 양치기에게 투자전략 좀 배우고 싶어진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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