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초보, 기획과 연애하다 - 연애편지처럼 쓰는 기획서, 나초보 경제.경영편 01
최기운 지음 / 서돌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기획서를 자주 쓰는 편이다. 학교 중앙 동아리의 운영진으로 1년간 활동하다보니 기획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임무, 책임이 되어버렸다. MT를 한 번 가더라도 예상인원, MT 장소, 교통편, 숙소 등 어느 것 하나 빠뜨린다면 그 MT는 한마디로 fail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영진을 처음 맡았을 때 동아리 행사나 일들을 치루면서 기획 경험의 부재는 항상 나의 뒤꽁무니를 따라 다니면서 괴롭혔고 선배들에게 욕도 많이 얻어 먹었다. 그렇게 어느정도 적응이 된 후에 이 책을 만났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는 순간 내려놓는 순간 나는 한탄할 수 밖에 없었다.

 

"나초보 군~ 왜 이제서야 내 앞에 나타난 것이오..ㅠㅠ"

 

이 책은 기획 전문가들을 위한 책은 아닌 듯 하다. 기획에 대해 별다른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나초보''한기획'과 같이 즐거운 등장인물들과 유쾌한 사건들. 그리고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사랑과 경쟁, 그리고 숨겨진 가족사.. 읽는 내내 즐겁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적절한 기획 지식들이 양념 역할을 하면서 기획에 대해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기획에 대해 친근함을 선사해 주었다.

 

# "나초보가 좋아하는 사람이 활동적인 사람이랬지? 그러면 스포츠 모임이나 동호회 등에서 찾다보면 이상형을 만날 가능성이 커지겠지? 기획도 마찬가지야. 신세대에 관한 자료를 찾아야 한다면 신세대가 과연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인지를 정의한 다음, 그 사람들이 있을 만한 곳을 온, 오프라인에서 찾아다니며 정보를 모아야지."

 

이 책의 매력은 기획에 대한 지식을 연애의 과정에 빗대어 아~주 쉽게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나초보는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는 말단 직원이다. 나초보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읽어내려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기획에 대한 지식들을 흡수하게 된다. 책의 저자도 이야기한다. 원래 기획이란 경제, 경영을 전공한 꽤나 똑똑한 사람들이 폼 잡고 앉아서 어려운 용어에 그럴듯한 도표를 썩어 대단한 보고서를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당연한 생각을 가뿐하게 걷어차고 즐거운 연애를 하듯 설레는 마음으로 기획과 본적적인 사랑에 빠져보라고 권한다. 저자의 의도가 책의 부분부분에 잘 스며든 것 같다.

 

# 기획미션과 연애미션, 간간히 나오는 만화와 한 파트를 정리해주는 마무리~

 

아무리 기획과 연애를 짝지어서 공통점을 설명해준다하더라도 독자가 책의 기획부분만 집중해서 읽는다면, 또는 연애부분만을 초점으로 읽는다면 그 책은 실패한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기획미션과 연애미션을 그 파트의 소제목으로 둠으로서 그런 오류를 피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 이 파트에서는 기획의 이런 부분과 연애의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또 중간중간 나오는 만화들은 쉬어가는 페이지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었고 그 파트의 마무리 부분에서는 간략한 정리를 볼 수 있어서 전문적 지식들의 정리도 간편히 할 수 있었다.

 

# 평범한 나초보군. 그의 성공 스토리

 

주인공 나초보군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내용들 하나하나가 친근하게 느껴졌고 긴장과 유쾌함에 책을 잡는 순간부터 그자리에서 한번에 읽어 내려갔다. 드라마에서 몇 번은 본 듯한 스토리이기도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기획이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건 아닐까..

 

# 그러나 아쉬웠던 점.. 기획은 마케팅만을 다루는 기술이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 기획은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너무나 넓다. 예를 들면 '시험기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 기획서'도 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방법에 대한 기획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기획은 '마케팅'에만 쓸 수 있는, 기업의 프로젝트에만 다룰수 있는 기술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기획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은 기업 내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기획 초보자들을 위한, 기획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이들을 위한 책이라면 다양한 용도로의 기획도 설명해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기획이 어려웠다. 나에게 기획은 언제나 귀찮고 두려운 대상이었고 어려운 기술이었다. 하지만 이 책이 나의 기획에 대한 고정관념을 깔끔히 정리해주었다. 이제는 행사를 위한 기획서 작성이 아닌 '가슴으로 하는 기획서'를 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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