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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
김지수 지음 / PageOne(페이지원)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는 패션잡지 보그의 에디터 김지수의 에세이이다.
책 제목에도 ‘시’라는 단어가 들어있고 실제로 책 속에도 많은 시가 나오지만 이 책은 시집이 아니다.
이 책은 그녀가 고른 시들과 그녀의 이야기로 엮어져 있는 책이다.
김지수 에디터는 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만 결코 ‘시 해설’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시와 삶이 만나는 순간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녀의 글은 글 같지 않다.
그녀의 글 또한 시와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시라는 물속에 온 몸을 담갔다가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책장을 넘기다가 맘에 드는 것을 골라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나는 보통 책을 읽다가 공감되는 것들이 나오면 더 그 책이 가슴 속 깊숙이 와 닿는 느낌을 받곤 했었다.
그렇지만 가끔은 내가 전혀 겪어보지 않았던 일들에 감동받기도 한다.
다른 이야기 중에도 마음에 드는 것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한 가지만 고른다면 서정주 시인의 늙은 아내를 고르고 싶다.
시만 읽었을 때도 참 예쁘고 아름답다 생각했는데 김지수 에디터가 버무려놓은 사진과 그녀만의 에세이가 더해지니 더욱 마음이 찡해졌다.
이 책은 이런 느낌의 책이다.
왠지 이유 없이 쓸쓸해지는 가을날, 나만의 여유로움을 이 책을 읽으면서 찾을 수 있다.
책을 통해서 위안과 위로를 받는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인생은 한 편의 시로 써질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