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 10개국에서 디자이너로 살며 배운 행복의 조건
줄리킴 지음 / 청년정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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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3년 동안 10개국 17개 도시에서 패션디자이너로 일하며 살았다. 해외취업을 해본 적이 없는 나는 외국에서 취업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부러웠다. 그러나 뭐든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는 법이었다. 남편을 따라 영어가 통하지 않는 스페인으로 이주를 하게 된 저자는 스페인어를 할 줄 몰라서 스페인 회사에서 줄줄이 낙방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저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낙담하지도 않았다. 스페인어로 완성한 이력서를 달달 외우고, 인터뷰 예상 질문과 답변을 시나리오로 직접 만들어서 남편과 매일 연습해서 전부 외웠다. 그리고 디자이너를 구하는 30여 곳을 전부 지원했다. 구하는 자리의 직위 따위는 보지 않았다. 월급 액수도 상관하지 않았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어느 나라를 가든 누구나 0에서 시작해야 해서 1을 만드는 게 먼저다. 이것저것 따질 여유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된다.

p.107

이런 자세가 있었기에 저자가 10개국 17개 도시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쌓아올렸던 것을 다 내려놓고 바닥에서 시작할 수 있는 용기. 심지어 자기 분야에서 말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런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오늘 당장 써먹을 수 없는 언어들은 과감히 버리라고 말씀드린다. (중략) 대화를 위한 언어가 필요한지, 회사생활을 하며 전문 분야의 언어가 필요한지 본인이 먼저 결정해야 한다. 그 후 필요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선택해서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 당장 쓸 살아 있는 언어를 배워야 한다.

p.110

저자는 영어울렁증이 있다면 자신에게 꼭 왜 언어를 배우고 싶은지, 어디에 쓸 건지, 어느 수준만큼 하고 싶은지, 언제 쓸 것인지 물어보고 내 삶에서 영어를 쓸 일이 없다면 과감히 영어로부터 벗어나라고 말한다. 우리는 당장 쓸 일도 없는 죽어있는 언어를 배우느라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낭비하고 있는 걸까. 나에게 필요도 없고 배우고자 하는 열정도 없는 일에 시간을 쓰느라 정작 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 하고, 나를 돌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볼 문제다.

저자는 활달하고 긍정적인 성격에 자기관리가 확실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지도 번 아웃을 겪지도 않을 것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저자 역시 번 아웃을 여러 번 겪었다. 몸과 마음이 지치면 누구나 부정적인 면을 보게 되고, 긍정적인 사람도 번 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저자의 말에 100% 동감한다. 그 누구라도 몸과 마음이 지쳤는데 긍정적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항상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도록 나를 잘 돌봐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게끔 만드는 사회환경 때문에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나는 해외 이직이든 해외 이민을 선택하든 부딪혀 경험해보고 결론을 내리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 과정에서의 경험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줄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나만의 특별한 능력을 만나게 된다.

p.195

항상 나가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주변의 부정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역이민 오는 사람들을 보며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용기가 났다. 결국 행복이라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 일을 지지하고 응원받을 때 느낄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행복의 조건은 사람마다 다르고 수많은 행복의 조건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이 책에서 배운 행복의 조건은 도전할 수 있는 용기, 바로 그것이었다.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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