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잉 - 새로운 출발을 앞둔 모든 여성들에게,
로즈 새비지 지음, 김경 옮김 / 영혼의날개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 소개를 읽었을 때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한 여성이 수많은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며 홀로 노를 저어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 횡단을 했다고 해서 그 도전 정신과 모험 과정이 궁금해서 읽고 싶었습니다. 원래 책을 조금 빨리 읽는 편인데다가 어렵지 않은 책이라서 하루만에 다 읽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큰 꿈을 품을 때, 삶은 비로소 변화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저자의 서문을 보는 순간 얼어버렸습니다. 어릴 때는 아나운서, 기자, 선생님, 화가, 피아니스트, 여행가 등 꿈이 열 개도 넘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이루었지만 결혼하고 두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저의 꿈은 없어진지 오래였습니다. 큰 꿈을 품을 때 삶은 비로소 변화한다는 말은 정말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의 꿈은 무엇이지? 큰 꿈이 아니라도 작은 꿈이라도 어떤 꿈을 꾸어야 하나? 생각하기 위해 책을 덮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꿈을 꾸자니 자꾸 육아라는 단어가 걸림돌이 되어 돌아옵니다. 확실한 나의 꿈을 정하지 못한 채 다시 책장을 펴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평생 동안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삶 보다는, 비록 다소의 고통이 따를지언정 환상과 착각들로부터 깨어나 살아가는 편이 낫다.'라는 케이트 쇼팽의 말처럼 저자는 물질주의에 기반을 둔 전형적인 서구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던 평범한 삶을 던지고 이혼을 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 떠났습니다.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이렇게 모든 것을 던질만한 꿈은 무엇일까? 저에게 던지는 화두가 생겨 많이 고민했고,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저는 그녀의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남편 곁을 떠나서까지 해야할까?라고 살짝 의문이 들었지만 진심으로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며 어떤 역경도 이겨내는 그녀를 보니 한 번 사는 삶은 이래야지 싶습니다. 그녀의 용기와 끈기와 가치관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니 굳이 여성들이 아니라 꿈꾸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그 어떤 꿈이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꿈을 설정하고 훨훨 날아가는데 도움이 많이 될 듯 합니다. 이 책이 저에게 더 크게 와 닿았던 것은 환경 부분입니다. 저는 모험이나 그녀의 용기보다 더더욱 그녀가 환경을 생각하는 부분이 더 절실히 느껴졌습니다. 바다 거북이 자꾸 비닐을 해파리로 오인하여 먹는다는 부분에서는 정말 가슴아팠습니다. 주부인 저는 큰 마트에 갈 때마다 꼭 장바구니를 챙깁니다. 하지만 두부 한 모 사러 집 앞 작은 구멍가게에 갈 때는 장바구니를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당연히 두부는 비닐에 담아오는 것이라 생각했던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이 책을 읽은 이후 비닐만 보면 자꾸 바다거북이 떠오릅니다. 저부터 바뀌어야겠다 싶어 비닐 사용 줄이기 미션을 시작하였습니다. 아예 안 써야하겠지만 못 지킬 약속은 하지 않는 편이라서 일단 하루에 비닐을 최대 2개만 써야겠다고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짐을 하고 나니 정말 우리 주변은 비닐 천국입니다. 떡 하나를 사도 비닐에 담아주고, 생선을 사러 가니 장바구니 담기 전에 비닐에 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제가 밀폐용기까지 챙겨다녀야 비닐 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정말 힘들지만 저는 지난 일주일 동안 짐은 좀 많아져도 비닐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용을 쓰고 있습니다. 저 하나의 힘은 정말 작지만 제가 이렇게 변하니 우리 아이들도 변하고, 친정 어머니도 변하십니다. 그것을 보니 제 힘이 작은 것만은 아닌가봅니다.

저자는 비닐 뿐 아니라 생수병과 같은 플라스틱 용기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맥주는 여전히 유리병에 담긴 채 판매가되는데 왜 음료수나 생수는 플라스틱 병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인류가 자연과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고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나 봅니다.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누구의 문제인지 따지지 말고 저부터 바뀌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노력이 계속 되기를, 혹시 의지가 약해질 때는 이 책을 다시 한번 보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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