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정서가 논리와 이성보다 오히려 일을 결정하는 동기의 바탕이 된다는 것이 놀랍고 충격이었다. 우리는 감정적인 사람을 이상적이고 논리적인 사람보다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나역시 나의 감정적인 부분을 자책하는 적이 많았고, 좀더 냉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 이성과 논리가 부족한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왔으며 좀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 되려는 노력과 생각을 끊임없이 해 왔다. 그렇지만 실상 감정과 정서에 대해 무지하고 그 감정과 정서를 억눌러 왔기 때문에 선택의 순간에 당황을 한건 아니었을까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를 포함해서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표현하는 데에는 정작 서투른 사람들이 많다. 이 책을 통해서 인간의 생각과 감정 정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코스모스를 읽으며, 어린시절, 아직 미처 해가 지지 않는 시각에 떠오른 보름달을 보며 얼마나 높이 올라가면 달이 더 커보일까, 얼마나 앞으로 내달리면 달이 내 앞으로 다가올까 생각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과학자면서도 코스모스 앞에서는 한없이 순수하고 오로지 지식에 대한 열정만을 지닌 저자의 깊은 혜안과 모든 것을 품는 너른 관용에 감사하고 고개가 숙여진다. 진정한 의미의 과학은 그 어떠한 높은 권위에도 도전할 줄 알며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것이라도 존중할 줄 아는 자세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분절적이고 편협한 교육시스템에서는 이러한 위대한 저작도 과학자도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