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그물에 걸려 은빛 지느러미를 퍼덕인다. 나는 그것을 본다. 그 은빛의 슬픔과 우수와, 그리고 삶의 그림자를 본다. 그림자를 거느리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 표류하는 시간을 본다. 잡아지지 않는 무엇, 만져지지 않는 무엇, 거머질 수 없는 무엇들. 그렇게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온다. 그렇게 한때의 시간은 가고 때 묻지 않은 새 시간이 온다. 우리는 다시 물위로 기어오르며, 잠수에서 벗어나며, 낯선 세상에 작은, 몹시도 작은 그림자를 조심스레 떨구어 본다.


아, 잠적하고 싶은 욕망과 살아야 하는 욕망의 번거로움이여!

잃고 나면, 혹은 버리고 나면 그제야 그것의 아름다움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의 아름다움. 그것은 추억 속에서만 빛을 낸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말이란 조금만 빗나가도 사실을 왜곡시키기 십상인것이라서

삶이란 어차피 늘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일의 되풀이가 아니던가.

역시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는,

생각해보면 찬말이지 연약한 목숨 내밀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은 바로 이런 것이다. 먼저 헤아려 주고 먼저 아파해 주는 마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환한 햇살이 되는 어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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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언니는 물고기를 놓아버리는 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언니는 어류라는 범주 전체를 바로 손에서 놓아버렸다. 왜 언니한테는 그게 그렇게 쉬운 거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왜냐하면 그게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인간은 원래 곧잘 틀리잖아.˝ 언니는 평생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늘 반복적으로 오해해왔다고 말했다. 의사들에게서는 오진을 받고, 급우들과 이웃들, 부모, 나에게서는 오해를 받아았다고 말이다.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 정말로 이 물음은 모든 사람마다 다 다르다.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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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하려고 했어‘와 ‘할 수 있었어‘와 ‘했어야 했어‘들은 창피한 듯 달아나 ‘했어‘로부터 몸을 숨겼다. 숼 실버스타인

앞서 가는 비밀은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하는 비결은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을 관리하기 쉬운 작은 조각들로 나눈 다음, 가장 첫 번 째 조각에 덤벼드는 것이다

남다른 성과로 가는 길은 다른 무엇보다도 믿음을 바탕으로 다져진다.
자신의 목적의식과 우선순위를 믿을 때에만 비로소 단 하나를 추구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단 하나에 대한 확신이 들면 그 일을 행하기 전에 가졌던 그 어떤 망설임도 이겨 낼 힘이 생길 것이다. 믿음은 결과적으로 행동으로 이어지고, 행동을 함으로써 우리는 지금까지 한 모든 일을 약화시키거나 제자리로 돌려놓을 ‘그것‘을 피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후회‘다.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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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은 사사로운 내 인생에서 일어난 한 쌍의 작은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와서 보면 약간 길을 돌아간 정도의 에피소드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해도 내 인생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억들은 어느 날, 아마도 멀고 긴 통로를 지나, 내가 있는 곳을 찾아온다. 그리고 내 마음을 신기할 정도르 강하게 뒤흔든다. 숲의 나뭇잎을 휘감아올리고, 억새밭을 한꺼번에 눕혀버리고, 집집의 문을 거세게 두드리고 지나가는 가을 끄트머리의 밤바람처럼. P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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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로부터 ˝소설가가 되어주세요˝ 라는 부탁을 받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이 아닌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내가 좋아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좋아서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떤 것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고 그저 내가 좋아 하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왔다. 설사 다른 사람들이 말려도, 모질게 비판을 받아도 내 방식을 변경한 일은 없었다. 그런 사람이 누구를 향해서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거기에는 친철한 마음의 편린 같은 것이 보일까? 아니다 보이지 않는다. 무심한 여름 구름이 보일 뿐, 그것은 나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구름은 언제나 말이 없다. 시선을 향해야만 하는 것은 아마도 자신의 안쪽인 것이다. 나는 자신의 내면으로 눈을 돌린다. 깊은 우물의 바닥을 보는 것처럼. 거기에 보이는 것은 언제나 같은 나의 성격일 뿐이다. 개인적이고, 완고하고, 협조성이 결여된, 때로 자기 멋대로인, 그래도 자신을 항상 의심하며, 고통스러운 일이 있어도 거기에 우스꽝스러운 것을 또는 비슷한 것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은 나의 본성이다. 낡은 보스턴백처럼 그것을 둘러메고, 나는 긴 여정을 걸어온 것이다. 좋아서 짊어지고 온 것은 아니다. 내용에 비해 너무 무겁고, 겉모습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군데군데 터진 곳도 보인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짊어지고 갈 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메고 온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애착도 간다. 물론. P229 ]

항상 쉽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살아가는 것이 몸에 녹아있는 지금, 올라온 삶의 길을 다시 내려다보면 진정 가치가 있는 것은 때때로 효율이 나쁜 행위를 통해서 얻을 수 있었다. 무식할지라도 그것은 결코 어리석은 행위는 아니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공허함이 찾아오는 요즘 잘은 알지 못하지만, 경험적으로써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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