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생활 자수 - 봄볕 아래 수를 놓다
김희진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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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수를 놓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다소곳이 앉아 수를 놓는 모습은 누구를 막론하고 한 폭의 그림이 아닐 수 없다.

행복과 슬픔과 설렘을 마음에 담아 색실로 향기와 바람과 계절을 그려보는 것은

시대를 넘어선 소통이 아니었을까...

 ​

이 책은 봄을 책 안에 담아둔 것 같은 안온한 향그러움이 책 표지부터 감돈다.

바늘과 천, 수실로 요술을 부리듯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잔손끝 아래서 피어나고

먹먹함도 즐거움도 한껏 풀어놓은 재미나고 멋진 작품들이며

작가의 삶과 함께 한 이야기 있는 자수들이 '해보고 싶다'는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행복이 묻어나는 이 책을 보면 힘든 상황도 조금은 만만해지는 것 같고

예쁜 자수들이며 풍경들이 묘한 안위를 가져다준다.

정말 친절한 책,

누구나 따라하기 쉽게 기초부터 상세히 설명을 해주고

수의 기초며 기법까지 섬세하고 차근차근 안내해주는 이 책은

자수의 도안까지도 실어주고 있어 게으른 동생을 일깨우는 언니처럼

사근사근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봄볕 따스한 담장 아래 졸고 있는 병아리 같은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책장을 넘겨가면서 여고시절의 풋풋한 감성을 떠올리기도 하고

아득한 상황에서도 수를 놓아가며 마음을 다잡았을 역사들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던져놓았던 수실과 바늘을 손에 들어본 아침,

이리저리 책을 펼쳐보다 실을 정리하면 마음이 넉넉해지고

봄볕 같은 포근함이 주위를 둘러싸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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