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소송 펭귄클래식 15
프란츠 카프카 지음, 홍성광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1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어느 날 아침 갑작스러운 체포로 인해

모 은행 고위직에서 피고인으로 신분 변화.

마치 <변신>에서 징그러운 벌레로 변해버리듯이

뜬끔없는 체포로 인해 주인공 요제프 K.는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규정할 수 없는 공권력앞에서 한낱 초라한 존재가 되고 마는데...

 

그를 도와주려는 변호사, 여자들, 공장주, 화가 등은

규명할 수 없는 혐의 앞에서 그를 죽음으로 끌고 가고 만다.

일그러진 꿈 속의 환영을 보는 것 같은 카프카의 묘사는

독자의 가슴을 쥐어뜯는 괴로움과 묘한 슬픔을 자아낸다.

 

특히 마지막 부분 대성당에서 신부가 들려주는 우화같은 시골농부와

문지기 이야기 - 법률이라는 문을 지키는 우직한 문지기에 의해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시골농부는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죽는 순간에서야 문지기에게 '당신은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들어가지 못한다'는 허무한 답변 만을 듣게 된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선 주인공 요제프 K.

원인불명의 체포로 인해 차츰차츰 나락으로 떨어지다

결국 연극배우 같은 사형집행인에 의해 개같이 죽고 만다.

 

그 의미를 곱씹어보자면 종교적, 사회적, 인생론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모 평론가는 우화적, 비유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고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한 번 읽고 나서 느낀 바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인간을 묘사한 것이

아닌가 싶긴 하다.

소설가 조너선 프팬즌의 말처럼 여러 번 읽을수록 새롭게 읽혀진다고 하니

앞으로 몇 번을 읽어봐야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카프카의 소설은 독자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키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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