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 도시문화의 근대 일본근대 스펙트럼 1
하쓰다 토오루 지음, 이태문 옮김 / 논형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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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만나기로 한 롯데백화점을 향해 걸어가다가 너무 쏟아지는 빗발을 피하려고 잠시 영풍문고에 들어갔다.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무서운 기세로 비가 내렸는데, 아마 이 책을 만나기 위한 전주였다고 해 두고 싶다. 인문학 신간 코너에 놓여있는 하얀 책이 일단 내 눈길을 끌었다. 문득, 백화점 경영책이 왜 인문학에? 의아한 생각도 있었지만, 솔직히 별 생각없이 책을 펼쳐보았다. 제목에 풍기는 무거운 인상과는 달리 내가 즐겨찾는 백화점 식당가, 그리고 약속장소로 흔히 백화점을 정하는 역사를 잘 정리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백화점과 나를 떼어놓을래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 내 일상에서 백화점은 꿈의 궁전이자 내 일상을 장식하는 벗이었는데, 이 책은 그 뿌리를 캐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내용을 읽어내려가다가 신세계백화점, 미도파백화점의 출발이 일본 백화점이라는 사실도 덤으로 알게 되었다. 사실 너무 몰두한 나머지 약속 시간에 늦을 뻔하였다. 못다한 궁금함과 아쉬움을 풀기 위해 책을 한 권 구입하였다. 이윽고 나의 짧은 <백화점>책과의 만남은 나의 오랜 백화점과의 인연을 푸는 '해몽서'가 되어 주었다. 모두에게도 꿈의 궁전이 지닌 역사와 그 의미를 푸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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