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만 행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샛별(꽃샘) 지음 / 싸이프레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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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으라는 세상의 오지랖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법"

"인구 절벽이니 국가 소멸이니 하는 심란한 분위기에서 아이 없는 자유로운 삶을 즐기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나에게 상당한 용기와 소신이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 생애 가장 큰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아이를 낳지 않은 부부를 딩크족(DINK)이라 한다.

「Double Income No Kids」 수입은 두배 아이는 없음을 가리키는 부부를 일컫듯 아이를 낳고 키우는 육아의 전과정을 직간접적인 비용적인 의미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내포하는 말이다.

불과 10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선영봉사"라고 하여 자식 특히 대를 이을 아들이 없어 사후 제사밥이라도 얻어 먹을 요량으로 논 몇 마지기와 바꿀 수양 아들을 구했던 우리나라의 정서가 있었다.

의도치 않게 자식을 낳지 않는 딩크족이란 개념은 조금 낯설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매김한다.

저자는 30대이다. 3포세대를 넘어 네 가지,다섯 가지를 포기한 세대.(연애,결혼, 아이,주택,그리고 꿈마저 포기해버린..)

흙수저와 헬조선이란 말을 온몸으로 채득한 세대라고 해도 무방하다.

미지의 어떤 수를 대변한 X세대라 불리며 살았던 나는 대학등록금때문에 휴학과 아르바이트를 하지않았던 나름 축복받은 세대라 할 수 있다.

아버지 세대보다 처음으로 가난할 세대가 바로 지금의 2030세대란다.

그런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은 윗세대들의 도움없이 오롯이 자신들의 능력으로 감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생각에는 공감한다.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시작으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나에게 아이들(나는 사춘기에서 벗어난 딸과 이제 사춘기를 겪을 아들이 있다.)이 없었다면..."을 끝까지 뇌리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저자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결정을 남편과 많은 논의 끝에 결정했다고 한다.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그 이유를 담담히 담은 그녀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출산이라는 거대하고 위대한 작업을 어떤 종류의 자동차가 우리 부부에 맞을지 고민하는 시간보다 좀처럼 하지않았다는 반성이 무의식에서 나를 깨우고 있었다.

출산의 고통과 육아의 책임과 부모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 등을 너무나 미숙한 사고와 원시적인 시행착오로 행하지 않았냐의 성찰이 몰려 왔다.

나의 경우 첫번째 분만실에서는 나와 똑같은 출산의 고통을 겪을 딸의 걱정이 내 배앓이보다 앞섰고, 두번째 분만실에서는 국방의 의무를 필히 져야할 아들 걱정에 눈물이 났다.

그러나 나의 대답은 같다..

나는 아이를 낳으면서 철이 들었고 기르면서 행복했고 지금도 아이들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저자의 부부가 마음이 서로 잘 맞아 딩크족을 결정 지었듯 우리 부부도 또한 아이 둘을 낳는데 합의했고, 지금은 어느정도 육아에서 벗어난 이유로 부부 둘만의 시간도 가지며 각자만의 배움과 활동에도 충만한 여유를 갖는다.

출산과 육아의 기회비용이 통장의 잔고와 개인의 개발역량과 딱 맞아 떨어진다고는 보지 않는다.

저자는 딩크족이라 불리는 자신들의 부부를 바라보는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정작 아이가 있는 부부의 세계를 완벽주의를 추구할 과제로 의식했다는 생각이 든다.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충분히 두렵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각자의 선택에 맞은 각자의 행복이고 만족이다.

독립적인 개체로 인격을 담을 그릇을 키울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역할만 부모가 하자.

아아는 다섯살까지만 평생의 효도를 한다고 하지 않던가..

경제적인 이유 즉 고비용 저효율의 방식으로 딩크족을 말한 건 아니었을지 약간의 아쉬움이 든다. 그들(딩크족)의 기회비용과 나의 기회비용을 알고 싶어 책을 펼친 건 사실이니까..

출산과 육아는 일률적인 숫자로 떨어지는 기회비용 등으로 따질 수는 없을 것 같다.

출산과 육아는 당연히 국가의 개입으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조금은 먼 프로젝트라 할 수 있겠다.

개인적 영역을 넘어 공적인 범위로 확장해서 정부적인 차원으로 접근해야할 때이다.

프랑스의 세계 최저 출산률을 최고로 끌어올리게 된 이유도 미혼모 가정까지 보듬은 프랑스 정부의 노력이었다.

인구절벽, AI가 대체할 직업 감소에 따른 개인소득 등의 미래에 다가올 과제들이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이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아이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까. 진심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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