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백수건달 눈높이 어린이 문고 85
장여우위 지음, 심봉희 옮김 / 대교출판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앞표지에는

숱도 거의 없는 곱슬머리가 헝클어져 있고, 코와 볼은 발그스럼 하고 불만에 찬 입 모양새에다

꽃무늬 티셔츠(문신)를 입고 면도하는 백수건달인 아빠의 모습이 있다.  

뒷표지에는 한 쪽 슬리퍼는 벗겨지고 술을 병 채로 들이키는 고주망태의 모습이다.

그런 아빠에게 천사의 날개가 붙어있다.

뒷표지의 “우리아빠를 소개할게요...”로 시작되는 아빠의 소개 글도 놀랍기 짝이 없다.


주인공 “천다러” 엄마가 미용실을 하고 있지만, 냉장고 문을 열 땐 전기가 흐르고, 세탁기는 두 번을

돌려야 빨래가 깨끗해지며, 탈수를 할 때는 전차가 지나가는 것처럼 요란스러운 소리를 낼 정도로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데에는 아빠의 형편없는 행적 때문이다.


아빠는 자신의 이름을 갖고도 트집을 잡을 정도로 트집 잡기 위해 사는 사람 같기도 하다.

담배피고, 빈랑을 씹고, 술에다 도박... 건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엄마를 때리고 욕하고 머리채를 휘어잡는가하면 식칼을 휘두르기도 한다. 

아들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두 아들을 도박장에 데려 가기도 한다.

심지어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유괴하는 자작극까지 꾸민다.

아빠의 행동은 울화통이 치미는 것을 넘어서 치가 떨리게 한다.

결국 엄마는 두 아들을 데리고 아빠가 없는 곳으로 떠난다.

떠나면서 “다러”는 아빠를 향한 원망과 바램을 담담하게 신께 기원하고 떠난다. 


“아빠는 나를 사랑할까?”

“나는 아빠를 사랑할까?”

주인공은 아빠로 인하여 상처를 수없이 받았지만,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었다.

"다러"의 모습에서 어린시절의 내 모습과 내 아이들(욱진,유진)을 향한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아빠로부터 받은 상처를 아이들을 향해 풀지 않았던 "다러"엄마의 깊은 사랑의 방법도 되새겨졌으며,

내 가정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동화에서 쉽사리 다루지 않은 적나라한 내용이라 놀라웠고, 읽는 중간중간 울화통이 터져

손에서 여러번 책을 놓고 숨을 고르기도 하였다.

"백수건달 아빠", "엄마", "나"는 어설픈 화해분위기로 끝맺음을 하지 않은 채 

"다러"가정의 뒷이야기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아서 여운이 더욱 많이 남는 책이다.

"백수건달 아빠"가 정신을 차리고 “다러”의 가정에 돌아와 서로의 상처를 씻어주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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