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장 DNA -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21가지 원칙
리처드 코킨 지음, 김성태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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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 리처드 코킨은 ‘코미션’(Co-Mission)이라는 단체의 설립자로, 지금까지 30여개의 교회를 개척했을 뿐만 아니라 팀 켈러, 존 파이퍼 목사님과 협력하여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건강한 교회 성장 운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다.

이 책의 부제(‘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21가지 원칙’)가 말해주듯이, 책을 통해 우리는 저자가 실제 코미션 사역을 통해 현장에서 경험하고 깨달은 복음 사역의 핵심 원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건강한 교회 성장 운동을 전 세계적으로 확장시키고자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현재 영국 교회 성장의 주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본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감사했던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참하게 무너진 줄로만 알았던 영국 교회가 지금도 여전히 주님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위로를 받아서였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고 난 이후 진리를 진리로 선포할 수 없게 되어버린 영국 땅의 현실과 진리가 희석되고 예배를 드리지만 죄와의 타협으로 인해 거룩함이 사라져버린 교회의 예배를 보면서 마음이 참 많이 아팠었다.

그러나 저자를 통해 소망이 보이지 않는 교회의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한 사람의 예배자를 통해 일하고 계셨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현실만을 바라보고 걱정하고 염려하지만, 하나님은 의인 한 사람을 통해서도 그 땅을 충분히 변화시켜 가실 수 있는 분이심을 이 책을 통해 보게 하셔서 스스로의 인간적인 시선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꼈다. 또한 여전히 이 땅에서 신실하게 일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 영국 교회를 위해 함께 마음으로 중보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목회를 위한 책이었지만 평신도가 읽기에도 유익한 내용들로 가득했다. 저자는 단순하면서도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던 교회의 핵심을 명쾌하게 지목한다. 여러 가지로 인상 깊은 내용들이 많았지만 간단하게 추려보고자 한다.

먼저는, ‘복음 사역은 다름 아닌 삶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도 바울은 성경에서 “내가 무엇을 가르쳤는지를 여러분도 아는 바니”라고 말하지 않고, “내가 어떻게 행하였는지를 여러분도 아는 바니”라고 말한다. 바울은 건강한 복음 사역이 ‘배우는 것’(지식)뿐만 아니라 ‘사로잡히는 것’(삶)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이 말인즉슨, 복음을 진정으로 영향력 있게 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삶이 복음에 의해 철저하게 빚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예전에 읽었던 다른 책에서도 ‘사람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다해 따르는 리더는...하나님의 손길이 깊이 새겨져있는 리더’라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우리는 복음 전파를 위해 많은 계획과 전략들을 수립하지만(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분명한 목표의식과 계획은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먼저 내 안에 새겨진 하나님의 흔적들을 보고 느끼고 있느냐의 문제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하나님의 손길로 다듬어진 사람을 알아차리게 되어 있다. 마치 오스왈드 챔버스가 말한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복이 되는 사람은...자신이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이미 복의 통로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더욱 더 알아갈수록, 그 영향력은 자연스레 삶 속에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자신을 비운 예수님과 같이 주님의 종으로 살아야 한다’. 바울이 자신의 편지에서 스스로를 “예수 그리스도의 종”(롬 1:1)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복음 사역은 ‘기꺼이 예수님의 종이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눅 9:23)의 의미이다.

그리고 우리는 ‘진정한 회개와 믿음을 가져야 한다’. 사도행전 20장에서 바울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구원이 단순히 ‘지적인 이해’나 ‘감정적인 자극’이 아닌 ‘회개’와 ‘믿음’임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사실 ‘회개’와 ‘믿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이 두 가지는 돌이킴의 두 가지 측면으로, ‘죄 짓는 삶으로부터’(from) 돌이키고 ‘하나님을 믿는 삶으로’(to) 돌이키는 것이다. 특별히 성경에서 말하는 ‘회개’는 마음뿐만 아니라 ‘의지’와 ‘애정’까지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흔히 ‘참회’와 ‘회개’를 쉽게 혼동하여 우리는 감정적인 변화가 곧 ‘회개’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회개는,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반드시 ‘삶의 변화를 동반’한다. 그리고 이것이 세례 요한이 회개가 행동, 곧 열매로 나타나야 한다고 선포했던 이유다.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마 3:8). 그렇다면 ‘믿음’이란 무엇일까? 예수님은 회당장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막 5:36)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다른 질문이 생긴다.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 것인가? 바로 하나님 그분 자체, 그리고 그분이 약속하신 말씀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그분을 믿고 신뢰하여 우리의 삶을 전적으로 드리려면 하나님을 더욱 알아야만 한다. 우리가 하나님을 알수록 우리는 삶에서 그 열매를 나타낼 것이며,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나에서 점점 자신을 비워 예수님을 닮아갈 것이다. 또한 매일 우리는 죄로부터의 회개와 그분 자체를 믿는 믿음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 성숙해질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별히 저자가 언급했던 영역들 중에 ‘하나님 나라’가 기억에 남는다. 성경 전체는 본질적으로 하나의 이야기, 즉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가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다.

그 중에서도 ‘지금’ 우리는 ‘도래할 하나님 나라’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미’ 왔으나 ‘아직’ 오지 않은 그 긴장 가운데 현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때가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때가 되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원수를 심판하시고, 자신의 백성들에게 상을 주시며, 지금은 고통 속에서 끝없이 신음하고 있지만 때가 되면 당신의 피조 세계를 새롭게 하실 것이다.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한 우리는 이 세상이 아닌 하늘나라의 시민이며, 우리가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기를 기도하는 것은 복음을 통해 모든 사람의 마음에 하나님 나라의 통치가 임하기를 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그분의 나라가 확장되기를(날이 갈수록 구원받는 신자들이 늘어나고 온전히 그리스도께서 믿는 우리들을 다스리시기를) 기도한다. 그 날이 오면, 더 이상 사망과 애통과 아픈 것이 다시는 있지 않을 것이다(계 21:3-4). 비록 지금의 현실은 환난과 고통이 가득하지만, 하나님 나라는 믿는 우리들에게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우리를 위로한다. 지금 우리는 부분적으로만 안다. 아니, 사실 아직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믿음의 눈으로 도래할 그 날을,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위에 완전히 임하는 그 날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민족을 예수님의 제자로 삼는다’. 마태복음 28장 18절에서 20절까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모든 권세’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곳(everywhere)’으로 나아가기를 힘쓴다. 또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에게(everyone)’ 전하고자 힘쓰고 있다. 그리고 ‘내가 너희에게 본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것(everything)’을 가르치려고 힘쓴다. 그리고 ‘항상’ 함께 하신다고 약속하셨으므로 우리는 ‘주어진 모든 기회(every opportunity)’를 잡으려고 믿음의 길을 달려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궁극적으로 오늘날의 한국 교회를 바라본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한국의 기독교 인구는 이대로 가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우리는 다음 세대가 없다고 말한다. 주일학교 학생들이 점점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현실은 이미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점점 기독교를 빙자한 거짓 선지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교회가 돈을 사랑하고 정치 권력과 손을 맞잡아 부패하고 있다. 세상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염려해야 할 기독교가 세상이 기독교를 염려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예수님의 이름이 먹칠을 당하고, 우리 때문에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적어도 지금 눈앞의 한국 교회의 현실은 그렇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여전히’ 소망이 있는 것은, 하나님은 소수의 예배자들을 통해 역사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보이는 현실과 숫자에 얽매이지 않으신다. 또한 그분은 우리가 염려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신실하게 일하고 계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다음 세대 또한 하나님께서 전심으로 주를 찾는 자들을 통해 이미 그들을 키워나가고 계심을 믿는다. 갈수록 악해져만 가는 이 세대 속에서도 하나님은 때가 되었을 때 당신이 예비하신 사람들을 세우셔서 이 땅을 변화시키는 빛으로 사용하실 것이다. 그분은 우리보다도 훨씬 잃어버린 한 영혼을 애타게 온 마음으로 찾으시는 분이다. 그 누구의 열망도 하나님의 영혼을 향한 열망과 감히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불에 타는 듯한 열망이 어그러진 이 시대 속에서도 성령 충만한 예배자들을 통해 세상 끝날까지 역사하실 것이다. 나는 눈에 보이는 현실이 아니라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을 믿는다. 그렇기에 이 땅의 교회는 여전히 소망이 있다. 물론 우리는 계속해서 기도해야 할 것이다. 교회를 위해, 열방을 위해, 복음이 전파되기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실제적인 전도와 훈련들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신 예수님께서’ 나를 통해 이 땅에서 일하시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땅은 소망이 있다. 이 땅의 유일한 소망은 교회이며, 교회는 한 사람, 바로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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