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의 힘 - 조직심리학이 밝혀낸 현명한 선택과 협력을 이끄는 핵심 도구
박귀현 지음 / 심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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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나 단 한 번도 집단 밖에서 홀로 살아본 적이 없다. 설령 자신이 홀로 자랐다고 주장하는 자가 있다 해도, 결국은 어딘가에 소속된 것을 눈치채지 못할 뿐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작은 성취도 많은 이들의 보탬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국 조직은, 집단은 우리와 때려야 땔 수 없는 존재이다.

 

책 ‘집단의 힘’은 그런 집단의 존재에 주목한다. 집단, 그리고 팀워크가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발명품이라는 저자 ‘박귀현’ 교수의 글은 이 책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케 한다. 저자는 책에서 집단이 가진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효과를 다양한 예시로 풀어나간다. 그런 효과의 기저에는 인간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있다. 사람의 본성을 알지 못하고서 집단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 집단을 만든 건 본능적인 인간의 성향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저자의 책에서 온갖 갈등으로 넘쳐나는 사회에서 이 책의 효용을 생각했다. 우리는 갈등하면 쉽게 떠오르는 예시들이 넘쳐난다. 정치집단인 좌우의 갈등, 성별갈등, 세대차이로 인한 갈등, 도농 갈등 등등. 이런 갈등은 해결하기 무척 어렵고, 솔직히 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가 하는 절망적인 생각도 들게 만든다. 그런데 이렇게 보면 갈등만 불러일으키는 집단이 어떤 효용이 있을까?

 

사실 집단은 우리가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큰 성과를 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갈등 상황으로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그런 집단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한다면 갈등을 크게 줄일 수 있으리라 보았다. 물론 이런 긍정적 결과를 낳게 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집단 내에서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생각과 행동에 너무도 쉽게 휘둘린다. 그렇다고 집단과 완전히 연을 끊을 수도 없는 것이, 사람은 본능적으로 소외감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것이 설령 적대 집단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한 사람을 소외시키기로 마음먹는다면 사람은 누구나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집단 속에서 사람들은 점차 수동적이고 보수적으로 변한다. 집단이 멍청하고 무능하게 바뀌는 건 시간문제가 된다.

 

이리 보면 집단은 사람의 자유로운 생각을 억압하고, 결국 개개인의 힘을 약화시키는 주범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집단은 소속된 개개인이 얼마나 정신을 차리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특히 보다 현명한 집단으로 바뀌려는 노력은, 개개인이 제 의견을 가감 없이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에 공감하는 데 있다. 만일 구성원이 그저 게으른 사람으로 남의 의견에 따라 이리저리 떠다닐 뿐이라면 집단은 무능해진다. 하지만 아무리 소수의 구성원이라도 제 생각을 표현하려 노력한다면, 설령 그 노력이 당장에 빛을 보지는 못할지라도 집단 전체의 마음속에 의심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 대세를 따르는 순간 한 두 차례 멈칫하게 만드는 그런 씨앗 말이다.

 

이처럼 집단의 다양한 의견의 개진과 공유, 그리고 이해는 집단을 건강하고 똑똑하게 만든다. 집단은 이럴 때 큰일을 해 낼 수 있다. 과거 인류가 문명을 이루기 전부터 지금까지 순전히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낸 개인은 없었다. 뒤를 받치면서 지원할 역량이 있는 조직 안에서만 결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코페르니쿠스를 보자. 지동설을 주장하는 당대의 천재적인 시선이 수백 년간 곪을 대로 곪은 천주교 집단에서 얼마나 많은 박해를 당했는가?

 

한편 집단 내부, 집단 간의 활발한 토론, 의견 교환, 그리고 이해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우선 집단은 극단적인 결론을 지양한다. 상대의 설명을 통해 자신과 다른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감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의심은 걷히고 집단은 화합, 평화를 쟁취한다.

 

이 책을 보는 독자들은 이러한 집단의 힘을 깨닫고 더 좋은 집단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런 노력이 모여서 집단이 더 현명해지고 더 긍정적으로 변하리라 믿는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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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포지티브 - 비누를 팔아 세상을 구하려는 유니레버의 ESG경영 전략
폴 폴먼.앤드루 윈스턴 지음, 이경식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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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것이 강하다


기업가에게 중요한 건 어떻게 사익을 극대화하느냐이다. 기업의 존재 목적은 바로 사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종 사람들은 제 잇속을 챙기기 위해 많은 이들의 공익도 무시한 채 부를 축적하는 기업인의 모습을 보게 된다. 대중의 분노를 낳는 그들의 행태는 거침이 없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부가 제1 목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중은 기업인을 괜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괜한 트집은 아니고, 선례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모든 기업인이 다 그런 것일까? 공익은 무시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자만 존재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더 큰 가치, ‘선’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인도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러한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이 꼭 사익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선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 사익의 극대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바로 이러한 내용을 net positive (넷 포지티브)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제목인 ‘넷 포지티브’를 설명하고 퍼뜨리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넷 포지티브를 함양한 모범 기업인 ‘유니레버’를 사례로 든다 (다른 사례도 많다). 유니레버는 ‘옳은 일을 하면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내는’ 넷 포지티브 전략을 아주 잘 구사한다. 기업의 목적이 전략이 되는 것이다. 고리타분한 목적, 그저 외부에 보여주기식으로 존재하는 목적을 실재로 만드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이를 보면 마치 ESG와 비슷하다 여길지도 모르겠다. 대동소이하지만 확실히 넷 포지티브 전략은 ESG 경영과 비슷하다. 거의 다르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과거 우리가 생각했던 편견, ‘기업인은 거대한 선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은 이득을 위해 몸부림친다’는 것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 바로 ESG경영이고 넷 포지티브 전략이니 말이다.


이 책 ‘넷 포지티브’는 이렇게 우리의 편견을 깨고 기업도 사회 전체의 선을 위해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데 의의가 있다. 만약 기업이 선한 가치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에 관심이 있는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쁜 기업만 있는 게 아니다. 좋은 기업도 얼마든지 커다랗게 성장해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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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그들의 정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제이슨 스탠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솔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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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이 돌아왔다>

파시즘이 돌아왔다

제2차 세계대전을 끝으로 파시즘은 역사 속에 사라질 것으로 여겼다.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수많은 잔혹 행위의 기저에 파시즘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를 전 세계 사람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시즘은 사라지지 않고 잠시 몸을 웅크린 것뿐이었다. 그리고 현대 사회가 틈을 보이자 파시즘은 다시금 세를 불리며 자신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나치 독일의 피해자인 동유럽 국가들(헝가리, 폴란드)과 러시아는 파시즘의 광풍이 몰아쳤다. 20세기 많은 이가 파시스트의 손에 죽은 이곳은 아이러니하게도 21세기 파시즘의 중심이 되었다.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다.

관련 사례가 바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다. 이 전쟁은 마치 과거 20세기 나치 독일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을 연상케 한다. 대러시아주의라는 신화적 과거를 기반으로 각종 프로파간다, 반지성, 피해자 주의 기타 등등의 파시즘적 요인으로 무장한 러시아. 이들의 전신이 과거 파시스트들에게서 조국과 세계를 지키려 무수히 많은 피를 흘린 소련이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책 ‘우리와 그들의 정치 –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는 이러한 현대의 필요에 의해 탄생했다. 책은 현대 파시즘이 작동하는 요인들을 꼽는다. 총 10개의 요인이 있다. 저자는 이를 각각 하나의 챕터로 지정해 설명한다. 이들은 파시즘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책은 중요 파시즘 사례를 소개한다. 파시즘의 대표인 독일 나치즘, 현대 유럽의 파시즘 정치의 대표 격인 폴란드와 헝가리, 그리고 미국의 우파들이 그 사례이다. 특히 책은 미국에 집중한다. 그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에 있다. 난민 차별, 성 소수자 차별, 이민자 차별 등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은 과거 히틀러와 나치당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다행히도 도널드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했고 그래서 파시즘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 사회에서 우파의 극단적인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파시즘의 불씨를 미국 사회에 퍼뜨리고 있다.

한국은 괜찮은가?

우리나라는 파시즘과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언제든 파시즘에 나라가 잠식당할 위험에 빠져있다. 아니면 실시간으로 파시즘에 빠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파시즘을 국시로 하는 나라였던 과거 나치 독일, 이탈리아 왕국, 기타 파시즘 국가들이 현대에 그대로 재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파시즘 ‘국가’가 탄생할 일이 없다고 해서 파시즘이라는 이념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 이유는 파시즘의 근원이 인간 사회를 가르고, 우열을 나누며, 열등한 이를 쓸모없는 폐기물 취급하는 인간의 본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은 빈부격차, 장애인 차별, 성소수자 차별, 기타 소수자 차별 및 혐오가 심각한 나라다. 사례는 차고 넘친다. 불과 하루 전(12월 15일), 아파트 경비원에 잔심부름, 쓰레기 처리를 하지 않는다고 도끼를 휘두르던 사람이 잡혔다.(쓰레기 안 치워?”…새벽3시 아파트 경비원에 도끼 휘두른 주민 입건 - 매일경제 (mk.co.kr) ) 심지어 더욱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무원도 폭언, 갑질이 일상이다. (술병 던지고 폭언·갑질 의혹받은 소방간부…소방노조 “즉각 파면하라” - munhwa.com )

한국에서 파시즘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저자의 다양한 파시즘 작동 기제들이 전부 맞물려 돌아가는 건 아니지만, 여러 집단에서 파시즘의 작동 방식을 일부 차용해 제 집단의 힘을 키우는 모습이 한국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가령 레디컬 페미니즘. 한국의 레디컬 페미니스트는 저자가 짚은 파시즘의 작동법을 몸소 채화해 그 몸집을 불린 집단도 하나의 예다. 이들은 남성에 대한 혐오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트위터를 위시한 SNS에서 남성 혐오 단어는 하나의 밈이 되어 죄의식 없이 사용되고 있다. 남성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 감정은 여성을 극단주의적 집단으로 결집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이러한 집결은 인터넷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거짓된 프로파간다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더 심각한 건 남성 집단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 표현은 그렇다 쳐도, 남성 집단에 비해 더 약한 집단에 대한 혐오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들 집단이 바로 성소수자 중 MTF 트랜스젠더이다.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은 이들을 성소수자가 아닌, 그저 여성에게 어떻게 범죄를 저지를지 생각하는 남성 잠재 범죄자로 생각한다. 따라서 성소수자인 이들은 졸지에 레디컬 페미니스트 집단에게 여성의 적 취급을 받게 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성소수자를 대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이는 숙명여대의 트랜스젠더 입학과 관련된 학생들의 반대 시위로 사회에 표출되었다.

우리가 파시즘이라는 이념을 ‘악’으로 규정한 건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처럼 끔찍한 사건들이 파시즘을 기원으로 하여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사건들은 근본적으로 인간을 ‘우리’와 ‘그들’로 나눴기 때문에 발생했다. 앞서 예시로 든 극단적인 우파들 그리고 레디컬 페미니스트들은 인간 사회를 갈라치기하여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이 바로 이들, 파시즘을 도입한 집단의 전형적인 영향력 확장 과정이다.

이제 파시즘은 우리 사회를 하나의 인간이 아닌 성, 인종, 부 따위로 갈라쳐 싸우게 만든다. 현대 사회가 과거의 그것과 차이 나는 건 국가 하나가 파시즘 하나에 경도되어 악이 되었던 때와 다르다는 것이다. 현대는 파시즘을 이용하는 수많은 단체가 난립하여 서로 대립한다. 우리나라도 성, 나이, 계급, 직업 유무, 학벌, 지연, 혈연 등등으로 많은 집단들이 갈라져 나와 파시즘의 도구들을 사용하여 제 힘 기르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어디서 언제 얼마나 갈등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그 갈등을 파시즘이 부추기고 있다는 것만 어렴풋이 알 수 있을 뿐이다.

한국이 파시즘으로 물드는 이 순간, 우리가 파시즘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파시즘의 광풍을 헤쳐나갈 사람에게 유용한 책이 되리라.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쓴 서평으로 개인적인 주관적 견해가 들어갔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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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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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받을 만한 기준은 시대를 넘어 영원하다>

삶의 지침이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

책 소개


많은 비난을 받지만 잘 팔리는 책이 있다. 바로 자기계발서이다. 책깨나 읽는다 하는 사람 중 열이면 아홉 정도는 자기계발서에 비판적이다. 심지어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들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대동소이한 비판의 요점은 자기계발서는 비슷비슷한 교훈 이야기를, 그것도 깊이도 얕고 더러 틀린 지식이나 일화를 그냥 적어두고서 독자에게 정신 승리를 하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다. 자기계발서는 읽는 순간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우리의 마음에 불을 지피지만, 지나고 생각하면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쭉정이와 같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비판이든 혐오든 출판사는 오늘도 똑같은 류의 책을 내고 서점은 잘 보이는 곳에 이를 배치한다. 어쩔 수 없다. 잘 팔리니까. 그렇게 비판하는데 잘 팔린다고? 그렇다. 오히려 유명한 책은 없어서 못 팔 정돌 잘 팔린다. 다른 책은 시대가 변하는 데 발맞춰 책 주제와 장르가 바뀐다. 그런데 오직 현대에 출판되는 책 중 자기계발서만이 시대를 타지 않는다.(고전은 예외다.) 오히려 전자책이 등장한 이래 자기계발서는 그 수가 엄청나게 늘었다.

왜 이렇게 자기계발서는 흥하는가? 내용이 빈약하든 어쨌든 이 종류의 책들이 유행하는 까닭은 하나다. 사람은 사회를 살아가는 데 무언가 지침이 될 만한 것이 필요하다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 사회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어 불안함을 잘 느낀다. 이는 자기계발서의 수요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문제는 앞서 말했듯 이런 류의 책은 순 쭉정이뿐이라서 독자들에게 공허한 안도감만을 남긴다는 것이다. 결국 독자는 문제를 그대로 속에 담아두고 끙끙댈 뿐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삶의 지침, 요령을 전수하는 훌륭한 책을 찾아 읽어야 한다. 쭉정이 속에도 낱알이 꽉 찬 게 분명히 있다. 책도 또한 그렇다. 책 ‘사람을 얻는 지혜’가 바로 그런 보석 같은 책이다.

이 책은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이라는 어느 노신부가 작성한 삶의 지혜이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17세기의 스페인이다. 당대 스페인 귀족 사회는 화려함과 허세, 속임수로 얼룩져 있었는데, 그런 문화 속에서 저자가 터득한 요령이 이 책에 그대로 담겨있다. 당시에도 당연히 도덕이니 윤리니 하며 떠들어대는 지침서들이 많았다. 하지만 외피만 그럴듯한 도덕이니 윤리니 하는 것들만 말하였기에 실제와 동떨어진 매우 위선적인 것이었다. 권력 암투,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궁정 문화 안에서 실제로 필요한 건 예의 작법이 어쩌고 신의 교리가 어쩌고 이런 것들이 아니었다. 일단 살아남고, 다른 이들보다 위대한 사람이 되어 궁중과 귀족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다면 좋은 처세술이 필요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이 책이 출간 후 많은 사랑을 받은 건 그래서였다.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듯 당시에는 꼭 필요한 책이었다.

책은 300개의 짧은 글로 이루어져 하나의 책을 구성한다. 이 글의 내용은 신부님이 하는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이다. 그중 내 마음에 쏙 든 구절들이 몇 가지 있다. 예컨대 내면의 중요함만큼 외면에 보이는 것을 경시하지 않는다는 것. 보이지 않는 노력보다 다른 이들이 알아챌 수 있는 일들을 하라는 것. 친구를 맺고 끊는 데 있어 단호한 태도를 드러내야 한다는 것. 기타 등등. 이처럼 300개의 글은 삶을 사는 데 필요한 다양한 지혜를 담고 있다. 그런데 독자마다 좋아하거나 깊이 공감하는 부분은 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도 똑같은 고민을 품고 있지는 않으니 말이다. 다행히도 이 책은 다양한 고민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단언컨대 이 책에서 필요한 답변을 찾지 못하는 경우는 없으리라.

지금도 자기계발서를 읽고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혹은 현실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황하면서 속이 답답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저 속에 고민을 잔뜩 담아두고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필자는 이 책을 자랑스럽게 추천한다. 오랫동안 이 책을 곁에 두고 고민되는 상황에 처했을 때 한 번 씩 펼쳐본다면, 적어도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헤매는 경우가 반, 혹은 반에 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모두 각자의 해결책을 찾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쓴 서평으로 개인적인 주관적 견해가 들어갔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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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인 내가 어느 날 직장인이 되었다
전은영.김소라 지음 / 동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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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 단어를 출판사가 거르지 않는 현실이 슬프고 역겹다. 메갈은 일베와 같다. 성차별주의 범죄의 근원. 남성혐오가 농축된, 혐오주의자의 산실. 출판사가 이들을 양지에 끌어낸 연유가 뭔가. 출판사는 성인지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남성혐오로 돈 버는 그대들이 제일 악랄하다. 혐오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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