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는 미술관 - 나만의 감각으로 명작과 마주하는 시간
오시안 워드 지음, 이선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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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자체는 좋아하지만, 고전 미술은 역사적 배경을 알고 감상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그렇다고 전시회에 가려고 미술사를 훑고 가는 열정까지는 없었다. 그저그런 흥미를 갖고 방문한 전시회에서는 당연히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제대로’ 감상한다는 건 무의식적으로 기준을 세워뒀다는 의미 아닐까?


그림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만이 제대로 감상하는 것은 아닐 텐데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에 섣불리 포기한 건 아니었을지 돌아보게 됐다. 저자는 그림을 보고 내 몸이 반응하는 대로 내버려두라고 조언한다. 그림과 관련된 지식을 많이 알아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그저 내 몸이 반응하는 대로 느끼는 것이 우선이고, 관련 지식을 찾아보는 행위는 나중의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역사의 무게에서 벗어나 위대한 작가의 작품에 직접 접속하자는 뜻이다. - p.16



이 책은 제목처럼 혼자서 미술관을 돌아다니는 느낌이 든다. 물론 오롯이 혼자는 아니고 저자가 ‘이 작품은 이렇게 감상하는 게 좋아.’하고 귓속말을 해주고 간다. 저자가 제시하는 미술 작품 감상 방법은 TABULA RASA의 10가지다. 이 책의 특징은 프롤로그가 60쪽 정도로 매우 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60쪽을 할애해 그림을 예시로 들며 TABULA RASA를 설명한다. 이 단어는 백지 상태에서 감상을 시작하라는 의미와 더불어 10가지 감상 방법의 앞글자를 딴 약자이다.



프롤로그 다음에 이어지는 본문에서는 20세기 이전의 그림들을 8개의 테마로 나누어 소개한다. 창작 시기와 상관없이 주제로 묶은 점이 흥미로웠다. 프롤로그의 TABULA RASA를 되새기며 각 작품을 혼자 감상해 보고 설명을 읽으면 된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테마는 아름다움을 다룬 4장, 공포를 다룬 5장, 풍자를 다룬 7장이었다. 그림에 관심이 있지만 잘 모르는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테마별로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한 작품을 깊게 파고들어 분석해주는 책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책을 찾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표지가 너무 예쁜 책이다. 서평단 도서로 받았지만 서점에서 처음 봤어도 구매했을 것 같다. 본문 디자인도 예뻐서 읽는 동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쪽번호를 안쪽에 배치한 의도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받은 책이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흰 종이 곳곳에 잉크가 묻어나서 지저분했다. 또한 오타와 비문도 많아서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책인데 이런 단점들 때문에 안타까웠다. 어쨌든 이런 단점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입문용 고전 미술책을 찾고 있다면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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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 - 올려놓고 바라보면 무럭무럭 잘 크는 트렌디한 다육 생활
톤웬 존스 지음, 한성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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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임색 표지가 정말 예쁘다. 이렇게 쨍한 색감의 표지를 얼마 만에 보는 건지! 심지어 내지도 예쁘다. 2부에서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소개하는데, 왼쪽에는 식물 그림을, 오른쪽에는 키우는 방법을 담았다. 일러스트를 보고 실제 모습이 궁금한 것들은 직접 검색해 봤는데 정말 비슷하게 생겼다.


  선인장은 키우기 쉽고 잘 죽지 않는 식물로 유명한데, 내가 키운 선인장들은 모두 죽었다. 잘 키우고픈  마음에 물을 자주 줘서 죽고, 그런 경험 뒤에 물을 최대한 주지 않아서 죽고, 물을 적당히 줬다고 생각했는데 햇빛을 너무 많이 받아서인지 말라서 죽었다. ‘적당히’의 기준이 내게는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계속 식물 키우기를 꺼렸는데, 이 책을 믿고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좋아하는 작가가 소개하는 것들 중에 직접 키우고 싶은 것에 표시하면서 읽었다. 그리고 나의 취향을 발견했다..


 

 

 

 


  표시한 것들이 모두 선인장이다. 그중에서도 ‘선인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의 선인장들만 골랐다. 표지에도 실린 백도선 선인장은 꼭 한번 키워보고 싶다. 선인장이 무럭무럭 자라 꽃을 피우고, 새끼를 치는 모습을 나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조만간 백도선 선인장을 입양해 와야겠다.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키울 계획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픈 예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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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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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목으로는 조금 밋밋한 ‘아침 그리고 저녁’. 지구 어디에나 찾아오는 아침과 저녁은 사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삶과 죽음의 다른 이름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의 이야기이다. 삶을 다룬 소설도, 죽음을 다룬 소설도 수없이 많지만 이 작품은 좀 특이하다. 작가는 마침표를 함부로 찍지 않는다. 마침표 대신 쉼표 혹은 공백을 넣는다. 그럼으로써 문장과 문장 사이, 삶과 죽음 사이에 가득찬 불확실성과 침묵을 담는다.


인간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죽음 이후에 관해서는 인간의 상상력을 동원해야만 한다. 작가는 요한네스의 아침과 저녁 사이에 찍힌 무수한 쉼표로 그것을 표현했다. 요한네스는 소중한 사람과 행복했던 시간 속에서 부유하며 꿈꾸듯 죽음을 맞이한다. 평소와 같은 듯 다른 어느 날. 위화감을 느끼지만 눈앞의 행복에 위화감을 잊어버리는, 어쩌면 애써 무시하는 그런 날. 죽음이 이렇다고 생각한다면 막연히 두려워할 때보다는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다.


요한네스에서 올라이, 다시 요한네스에서 올라이로 이어지는 이름은 삶과 죽음의 원형을 보여준다. 어떤 삶을 살게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로 태어나, 언제 어떻게 죽을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로 죽는 것은 인류의 숙명이다. 그것을 이토록 고요하고 신비로운 소설로 탄생시킨 것이 놀랍다. 2부를 읽는 내내 뭔가 붕뜬 느낌이 들었다가 마지막 순간 천천히 발이 땅에 닿는 느낌이었다. 고요하고,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그리고 그건 우리의 삶과 죽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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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을유사상고전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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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의 <군주론>은 1980년 초판 이후 거의 40년 만에 나온 전면개정판이다. 한 번 출간한 책을 개정하고 또 개정하고, 전면개정판까지 낸 것을 보면 역자가 <군주론>을 얼마나 아끼는지 추측해볼 수 있다.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역자가 <군주론>을 읽고 옮기면서, 마키아벨리를 이해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애정이 들어갔을지를 생각하면 350쪽 가량의 책이 더 무거워지는 듯하다.


중학생 때 이후로 세계사를 배워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던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 <군주론>은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책이다. <군주론>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위압감과 마키아벨리를 둘러싼 비난과 오해가 나같은 독자들을 더 멀어지게 한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음은 분명하다.


내가 마키아벨리에 대해 알고 있던 정보는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서라면 과정은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인간성을 두고 비난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 누군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겪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므로 마키아벨리의 저서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를 겪어보는 것은 의미있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군주론>을 충분히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내가 알고 있던 정보의 근거를 찾아보는 데 의의를 두었다.


본래 <군주론>은 줄리아노 데 메디치에게 봉정하려던 것이었으나, 줄리아노가 피렌체를 떠남으로써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봉정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자신의 글을 다른 이에게 헌정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마키아벨리는 국내외적 혼란 속에서 피렌체를 구제할 인물이 메디치가에 있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강력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군주의 덕목을 <군주론>에 담아 헌정한 것이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그가 독재 정치를 옹호했다는 것인데, 사실 그는 공화주의자였다. 공화론자이면서 <군주론>을 쓴 이유는 마키아벨리가 보기에 당시 피렌체에 공화정을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군주정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리비우스 역사 논고>와 같은 그의 다른 저술을 읽으면 알 수 있겠지만 <군주론>만 읽는다면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그리고 현지의 소수 원주민들을 억압하여 땅과 가옥을 빼앗아 이주민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그 지배자가 억압한 사람들은 힘도 없고 가난하고 또 흩어져 살고 있기 때문에 지배자를 해코지할 정도는 되지 못합니다. - p.56

따라서 그들이 더 이상 믿으려 하지 않을 경우에는 무력으로라도 믿도록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관하여 예언자는 충분히 준비해 두어야만 합니다. - p.97

셋째, 폭력을 쓰든 기만을 하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승리할 것...<중략>...여섯째, 자기를 해칠 수 있는 힘을 가졌거나 그럴 만한 이유를 가진 사람들을 숙청할 것 - p.118

...인간은 지나치게 조심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과감한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운명의 신은 여성이어서 그를 정복하고자 한다면 힘으로써 대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 p.300



위와 같은 문장들은 마키아벨리가 생각한 강력한 군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약자에게는 무력을 써서라도 권위를 얻어야 하고, 위협이 되는 사람들은 과감히 숙청해야 하지만, 위협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 나로서는 과격한 주장으로 보인다. 강력한 왕권을 위해서라면 과정은 비도덕적이어도 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의 리더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들은 약자를 위하는 척하면서 권위를 얻고, 위협이 되는 사람들을 교묘히 권력에서 멀어지게 하며, 위협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과격해 보이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이 이렇게 생각하면 현대의 리더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국권을 잡은 사람은 그가 행하지 않을 수 없는 모든 악행을 심사숙고해야 하며, 악행을 저질러야 될 경우에는 한 번에 몰아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매일같이 새롭게 악행을 저지르지 않게 될 것이며, 악행을 되풀이하지 않음으로써 백성들에게 안정감을 주며, 그들을 유익하게 함으로써 자기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 p.129

왜냐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착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사람은 착하지 못한 숱한 사람들 사이에서 파멸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신을 부지하고자 하는 군주는 모름지기 악한 짓을 저지르는 방법을 알아야 하며, 그것이 언제 필요하고 언제 필요하지 않은가도 알아야 합니다. - p.196

그러므로 후덕한 인심보다 더 빨리 자신을 망가트리는 것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하께서 선심을 쓰시는 동안 전하께서는 선심을 쓰실 수 있는 잠재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며, 따라서 궁핍하게 되거나 멸시를 겪게 되고, 궁핍을 벗어나려니 남의 것을 강탈함으로써 원망을 사기 때문입니다. - p.204

인간은 남을 해치면서 남들로부터 두려움을 받고 있는 사람보다는 남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사람을 더욱 얕잡아 봅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사랑이란 의무라고 하는 쇠사슬로 묶여 있는 것인데, 인간이란 본시 사악한 존재여서 의무라는 것도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될 때에는 언제라도 깨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려움은 형벌의 무서움에 의하여 확보된 것이어서 결코 전하를 낭패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 p.210

그러므로 사려 깊은 군주라면 신의를 지키는 것이 자기에게 손해가 되거나, 약속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유가 소멸됐을 때에는 신의를 지킬 수도 없으려니와 지켜서도 안 됩니다. 만약 인간이 전적으로 선량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충고는 부도덕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사악하며, 또한 그들이 전하에게 지켜야 할 약속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전하께서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부담을 갖지 않습니다. - p.221



‘인간은 서로 배려하며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정반대로 ‘군주가 남을 배려하며 착하게 살면 멸시를 당하기 쉽다’는 것이 마키아벨리의 주장이다. 군주정에서 최선의 군주의 모습을 설명한 것이므로 독재 정권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적절한 시기에 악행을 쏟아부어 피지배층의 두려움을 얻기 그리고 손해를 보면서까지 선행을 베풀지 않기. 수많은 사람들을 지배하는 ‘군주’나 ‘독재자’에게는 중요한 행위일 것이다. 전쟁과 혁명이 빈번히 일어났던 시대를 감안하면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현대에도 과격해 보이는 그의 주장은 당시에는 더욱 과격하게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논리는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비판하고 싶어도 막상 입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내가 알고 있던 대로 마키아벨리는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서라면 과정은 신경쓰지 않았다. 쓰고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다. 과정은 신경썼지만 과정의 윤리성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는 강력한 군주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군대를 갖추고, 다른 사람에게 미움과 멸시를 받지 않는 대신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고, 주체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한 군주가 되기 위해서 악행을 저지르더라도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혼란스럽던 이탈리아를 통일하기 위해서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이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마키아벨리는 피렌체를 사랑하고 이탈리아를 통일하고 싶어했던 애국자였다. 이것은 많은 학자들이 마키아벨리의 오해를 풀고자 강조하는 바이다. 현대의 기준이 아닌 당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그에 대한 오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일 것 같다.


5세기 전에 쓰여진 <군주론>이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는 분명히 존재한다. 군주의 덕목을 현대의 지도자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통치 체제도 다르고 비도덕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적어도 우리나라에 가장 중요하고 적용할 만한 내용은 ‘주체성’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국가를 세우고, 다른 나라에 휘둘리지 않고 국가를 통치하여 성장시키는 힘 말이다.


따라서 지혜로운 군주라면...<중략>...남의 군대의 힘을 빌려 이룬 승리가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를 알기 때문에 남의 군대로 승리하기보다는 자신의 군대로 패배하는 길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 p.175

군주는 자신이 동지냐 아니면 적이냐를 분명히 할 때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주저하지 않고 어느 군주에게 호의나 적의를 분명히 할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세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보다 항상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이웃의 두 강대국이 다투게 될 때 그 둘 가운데 하나가 승리하게 되면 전하께서 그 승리자에 대하여 두려움을 갖거나 갖지 않거나 양단간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차라리 그럴 바에는 전하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정정당당하게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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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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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카페에 가서 책을 읽고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카페가 수없이 많이 생기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카페를 선택하여 방문하게 됐다. 사람마다 카페를 고를 때 고려하는 기준이 있을 것이다. 사진을 찍기에 좋은지,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지, 책을 보기에 좋은지, 혹은 커피가 맛있는지 등과 같이 말이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공간을 기획해야 한다. 머물고 싶은 공간, 구매하고 싶은 공간의 비밀을 알고 싶은 소비자, 경영자 등에게 유익할 듯한 책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공간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들을 특히 시각적 요소에 초점을 맞춰 소개하고, 2장은 공간을 기획할 때 고려해야 할 실질적인 요소들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3장은 실존했거나 실존하는 핫플레이스의 사례를 통해 공간 브랜딩(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객의 취향을 고려한, 즉 공간 브랜딩이 잘된 공간을 사진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모두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에는 내가 방문했던 장소도 있었고, 방문하려고 기록해두었던 장소도 있었으며, 불과 며칠 전에 SNS에서 본 장소도 있었다.


길을 걷다 보면 눈에 띄는 공간들이 있다. 조명이 화려해서일 수도 있고, 한 가지 색으로 공간을 구성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외관이 독특해서일 수도 있다. 일단 눈에 띄면 사람들은 관심을 갖고 공간에 방문한다. 중요한 것은 한 번 방문한 사람들을 다시 방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눈에 띄는 공간과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공간의 특징을 모두 알려준다. 공간 ‘기획자’가 아니라 ‘방문자’인 나는 내 취향의 공간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그리고 내 발걸음을 끌어당겼던 공간이 모두 의도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좋은 공간이 정확이 어떤 공간인지 알지 못하면서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모이는 것이 참 신기했다. 그래서인지 좋은 공간의 요건을 정확히 인지하고 공간 브랜딩에 이용한 책 속 사례들이 더 대단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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