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관객지에서 꾸는 꿈 - 최선주 에세이
최선주 지음 / 청동거울 / 2007년 4월
장바구니담기



진솔한 사람은 무엇을 행하든 스스로 편안하다.

-15쪽


사랑과 잔소리는 서로의 빈자리를 향해 침노하는 적수와 같다. 사랑이 많은 자리에는 잔소리가 낄 틈이 없으며 잔소리가 널린 곳에는 사랑이 희박하다.-23쪽


남녀를 막론하고 행복한 사람은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26쪽


유행가 가사처럼 ‘언제 한번 울어 울어 볼 날’을 그리는 남자들은 외딴 섬의 해송처럼 쓸쓸하다.-31쪽

외로운 알몸들이 만나는 것이 사랑이기에 형식없이 수수한 나신으로 서서 초라한 서로를 감싸 안을 수 있는 연민과 이해의 장을 위해 우리는 다시 봇도랑을 치며 가슴 깊숙이 적시게 할 새해의 봇물을 채우기에 힘쓸 것이다.-83쪽


무례하고 뻔뻔한 행동이 마치 민주시민의 자유나 지구화 시대의 신세대적 태도로 오해되는 사회는 무질서한 사회다. -89쪽


안면몰수나 식언이 용납되는 사회는 집단적 타락 증후군이 있는 사회다.-89쪽


안위와 관련해서 자신의 몸의 일부를 잘라내면서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아픔조차 없는 도마뱀의 자생력을 인생에 적용할 일은 아니다. 산다는 것은 편리보다는 도리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102쪽


잘라낸 자리에 상흔없이 다시 꼬리가 자라는 재생력을 부러워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상흔없이 치유되는 상처는 의미없는 고통에 불과하고 아픔없이 채워지는 상실은 비정이 전제된 것이기 때문이다.-103쪽


마음은 집에 가족이나 손님들이 들고 나듯이 익숙하거나 낯선 생각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140쪽


영혼의 동반자는 바로 우리 영혼의 심연에서 우리 스스로는 깨닫지 못하고 끌어내지 못하는 값진 것들을 길어 올려 거울로 비추듯 우리에게 비춰주는 사람이다.

-169쪽


방 안은 어질러져 있었어도 아이들의 기억이 큰 소리나 잔소리로 인한 기억으로 어지럽혀지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179쪽


생의 덧없음을 염두에 두고 사는 사람은 어떤 슬픔도 껴안을 줄 안다.-205쪽


그 어떤 관객보다 스스로를 심판관으로 삼고 사는 이는 소신껏 사는 사람이며 개성은 그런 이에게 고유하게 붙여지는 브랜드 와도 같다.

-217쪽


우리는 우리의 등장이 다른 사람에게 소리없는 아우성인지, 지루한 독백, 친근한 대화 또는 내용없이 장황한 연설문인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231쪽


외로움을 담보로 빚어진 인연은 영혼의 독을 경험하게 한다. 죽음에 이르는 병 그것은 외로움이 아니라 외로움을 피하고자 하는 몸짓에서 비롯됨이다.
-23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