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보다 푸르게, 삶보다 짙게 - 나이듦과 죽음을 대하는 선인의 지혜
박수밀 지음 / 빈빈책방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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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내 나이 60을 넘어가면서 그리 멀리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나이듦과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가졌다.

 

1부 죽음을 기억하라

아버지의 죽음과 친척 어르신의 죽음, 친구의 죽음은 이미 경험하였지만, 나의 죽음은 아련히 먼 곳에 있는 언제 경험할지도 모를 경험해도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니 경험담을 공유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미리 들여다보고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하며 잘 죽는 일을 배워야 한다는 구절에 의미를 두어 본다.

-나 죽은 뒤 무덤에 표시할 적에 꿈꾸다 죽은 늙은이(夢死老)’라 써야 하리. 김시습

-근심 속에 즐거움 있고, 즐거움 속에 근심 있다(憂中有樂 樂中有憂).

자연의 조화에 따라 저세상으로 갈 것이니, 다시 무엇을 구하랴. 이황

-저승에는 주막 하나 없다는데(黃泉無一店),

오늘 밤은 누구 집에서 묵으려나(今夜宿誰家). 성삼문

선인들이 죽음으로 가는 길을 생각하는 풍류가 보이고 고귀한 삶의 깊이 또한 새겨지는 구절임을 느낄 수 있고 세상에 살아 있는 나도 나의 죽음에 관한 생각에 잠겨 본다. 그러면서 나도 먼저 새상의 끝에 가는 상상의 죽음글을 남겨보고 싶은 마음을 가져 본다.

 

가족의 의미, 친구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죽음도 적지 않은 아픔이 동반함을 경험해 본 바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대 정에 보답 못해 마음에 걸렸는데(耿耿)

저승 세계 길이 막혀 회한도 끝없어라(綿綿). 기대승

-술잔 잡고 지난 추억 떠올리자니(執巵酒懷舊事)

나도 모르게 눈물만 흐르네(不覺涕泗凗). 이안눌집

추억을 간직하게 하는 이들의 죽음, 영원한 이별을 슬퍼하도 애도는 마음을 깊게 담근 길을 보니 살아 생전의 못다한 사랑이 밟히고 있음을 선인들의 글에서 느껴지고 애틋한 사랑을 지켜가고 쌓아 나가야할 이승 삶을 돌이켜 보게 한다.

 

2부 나는 흰머리가 좋더라

살다보면 노년이 되면서 삶의 깊이를 더해가면서 생기는 아집이 아닌 깨우침을 얻고, 만고불변의 진리인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것도 새삼스레 느껴지는 노년의 삶, 그렇게 늙음을 경험하면서 살아감이 저는 흰머리가 별로 없고 빠진 머리가 많아가는 삶이지만 마음은 풍성해지고 잘 늙고 죽음의 길을 맞이하리라 다짐해보는 시간이었다.

 

-나이 드는 것의 비극은 마음이 늙지 않고 젊다는 데 있다. 오스카 와일드

-삶이 좋은 것이라면 죽음도 좋은 것이다.

늙음은 편안한 것이고 죽음은 쉬는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서양의 선인인 오스카 와일드의 글과 마지막 페이지에 수록된 글귀로 마음을 정리합니다.

잘 늙어가고 선한 마음으로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하리라. 조종호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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