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벨 훅스 지음, 김동진 옮김 / 학이시습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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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을 의미하는 페다고지 책을 처음 읽어보았다.  ‘올 어바웃 러브’를 통해 알게 된 벨 훅스와는 두번째 만남이다. 


세상(한국)은 희망적인가? 아니 그렇지 않다. 적어도 지금은 희망이 아닌 반대방향 어딘가로 주소를 입력하고 내비게이터는 경로의 변경 없이 착실히 그 방향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는 것 같다. 불안하고 두렵다.

온라인 만남, 대면 만남, 사람들과 만나면 하게 되는 이런저런 세상살이 얘기들,(기후위기, 성차별, 부동산, 빈부격차, 공동체, 여행, 산불, 유튜브, 페미니즘 그 무엇이든 이야기가 진전되면) 무슨 주제나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했는지 상관 없이  ‘정치가 바뀌어야 해!’가 아니면 ‘교육부터 바뀌어야 해!’라는 결론에 다다르는 경우가 꽤 많다. 하지만 ‘정치엔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또는 ‘교육은 글렀어, 몇 십년 동안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는데 하나도 바뀐게 없쟎아?’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이렇게 생각하는 건 그래도 희망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교육과 정치는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그 둘은 연결돼 있다. 


벨 훅스는 제국주의적 백인우월주의적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사회인 미국 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과 문제점을 예리하게 짚어내고 비판하지만 비판의 목적은 명확히 희망의 공동체를 향하고 있다. 비판의 대상들을 파국으로 몰아넣기 위함이 아니라 사랑과 열정을 담아 우리가 연대와 공생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하기 위해서다. 책을 읽는 동안 그녀가 자신의 삶의 모든 국면에서 희망을 발견해내는 건 놀라웠다. 당신과 나의 공동체라는 책 제목마저도 정말 다정하고 희망적이지 않은가.  식민제국주의 민족주의 천민자본주의 가부장제 사회인 한국에 살고 있는 나에게도 벨 훅스와 같은 능력이 있다면 좋겠다고 부러울 정도로. 지금 우리(나)에겐 희망의 메시지가 절실하다. 희망을 붙잡지 않으면 매일의 삶이 고통의 연속일 뿐이다.


“현실이 너무 가혹해서 희망이 없어 보일지라도

우리는 반드시 희망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

-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벨 훅스의 책을 읽으며 많은 질문을 하게 됐다. 

우리사회의 주류는 누구인가? 

나는 좋은 쪽과 나쁜 쪽 어느 집단에 속한 사람인가? 혹은 나는 어느 쪽을 추구(선택)하며 살아 왔는가?

내가 무의식적으로 이해하지만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특권의 지표는 없는가? 

나는 급진적 개방성을 가진 사람일까? 

무의식적으로 배운 나쁜 사고와 행동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공동체는 개인들에게 무엇이며 무엇을 지향하고 가르쳐야 하는가?

차이를 차별로, 차별을 혐오로 바꾸는 악한 사회를 혐오와 차별을 없애고고 차이가 삶을 향상해 주는 가능성의 공간인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개인의 견해가 다른 사람의 자존감과 안녕에 해를 입힐 수 있는 상황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

지배문화의 두려움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등.


가르침밖에는 답이 없다고 할 수 없겠지만 가르침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수요소라는 건 틀림없다. 이 책을 통해 벨 훅스는 내게 많은 희망의 가르침을 주었고 나는 그녀의 가르침을 내 활동의 양분으로 쓸 것이다. 


“민주적인 교육자는 분열, 분리, 불화가 아니라 온전함을 추구하는 배움의 공동체를 구축하면서 친밀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7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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