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킴
에바 틴드 지음, 허여 셀린느 옮김 / 산지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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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민 킴》은 덴마크에서 동양계 입양인으로 살아가는 디아스포라의 삶을 다룬 소설로, 트리거 워닝은 학대와 가족 내 성폭력이다. 에바와 꿀마이가 주고받은 펜팔 편지와 에바 개인의 기록이 섞인 구성이 섬세한 문체와 만나 서구 사회의 '입양을 통한 동양인 구원' 서사의 민낯을 진솔하게 밝혀낸다.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 간 김남숙과 김미인은 각각 에바와 꿀마이라는 이름의 덴마크인이 되어 펜팔 친구로 인연을 이어가지만, 어느 날 꿀마이 측에서 돌연 연락을 끊어버린다. 30년이 지나서야 꿀마이를 찾은 에바는 그녀가 과거 입양 가족에게 학대와 성폭력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후 에바는 어린 시절부터 계속해서 받아온 차별을 떠올린다. 입양을 통해 불쌍한 처지로부터 구원 받았으니 감사해야 마땅하다는 시선과,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고함을 감내하던 삶을 떠올린다. 위험와 인내, 자기검열로 점철된 인생을 돌아본 그녀는 신화로 위장한 입양 산업의 진실과 입양인이 겪는 고통을 가시화하기로 마음먹고, 꿀마이와의 펜팔을 다시 이어가기 시작한다.


 디아스포라를 논하는 소설들은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면서도 인물이 그 정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는지에 따라 다른 이야기로 발전한다. 《민 킴》은 입양인 개인이 경험한 상실과 부당함을 국가·인권 문제라는 동시대적 차원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그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세대적 차원으로도 이어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글을 쓰며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같은 상처를 입지 않도록 사회에 존재를 드러내는 사람들의 행보에서는 용기뿐만 아니라 연대까지 느껴지곤 한다. 그들의 목소리가 앞으로도 건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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