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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의 제국 1 - 울부짖는 아우성 탑 ㅣ 카니발 문고 9
마이클 콜먼 지음, 김난령 옮김, 송수정 외 그림 / 높이나는새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곰의 제국이란 제목을 보면서 이 책이 어떤 책일까 하고 상상해 보았다.
곰 사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면서 그를 통해서 인간사회를 풍자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나는 항상 인간은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속에서 전지전능한 능력을 지닌 고등동물이라는 생각만 하고 살았다.
초등학교때 본 혹성탈출이라는 영화 이후에 가장 충격적인 작품이다.
혹성탈출에서도 설마 그곳이 지구일 거라고, 인간이 하등동물로 원숭이의 지배를 받는 다는 설정이 당혹스러웠고,-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에서도 곰의 지배를 받는 애완동물이거나 허드렛일을 도와주는 쓸모없는 존재라는 설정 자체가 당혹스러웠다. 표지그림에서 보여지는 나약하고 왜소한 인간이 무섭고 강한 곰에 의해 어디론가 살벌해 보이는 곳의 계단을 올라간다는 모습또한 마찬가지였다.
곰의 제국, 내용은 그 출발점 자체가 초기인류시대에 인간과 곰의 싸움에서 곰이 승리하고, 문명을 이끄는 주체가 곰이 된다. 하등동물이 되어버린 인간과 고등의 곰. 그리고 문명의 이기속에서 행해지는 그 곰들의 학대. 현실속에서 인간이 행하는 모든 악행들은 작품속에서 곰에 의해 행해진다.
주인의 악독한 가혹행위 하에서 집 밖으로 한번 나온 적 없이 지내던 벤자민이 아버지에게서 들은 인간들의 천국 '하이드 파크'에 가기 위해 옆집 애완용 셉 코밀리아와 함께 집을 나서며 이 작품이 진행된다. 극 속에서 미물인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곰잡는 경찰 딕테이텀 경관한테 잡혀 수용소에 들어가고 거기서 벌어지는 일들이 1권의 주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수용소에서의 삶이 너무 잔혹하다. 학대와 생체실험, 그리고 마지막인 분쇄기에서 소세지 되기.
이 책, 참 재미있다. 그림동화처럼 재미있고, 풍자적이고 교훈적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아이들에게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이미 일본만화를 비롯한 여러 폭력물에 노출되어 무덤덤할 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아이들의 맑은 마음을 믿는다. 차라리 이 책은 성인을 위한 동화라는 이름으로 기획이 되었어야 더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