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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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영.... 뮤지컬이나 영화를 봤다면 굳이 책은 읽어보고 싶어하지 않아도 될 듯. 소설 자체만으로도 그닥 매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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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 Ston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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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좀더 명확하게 풀어나갔으면 더 좋았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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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5주

의뢰인 (2011)
감독 : 손영성
출연 : 하정우, 박희순, 장혁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으로는 죽은 여자의 남편이 지목된다. 아무도 들어오고 나간 흔적이 없는 밀실, 그리고 사라진 시체, 지문 조차 남지 않은 사건 현장. 증거는 없으나 여러가지 정황들을 이유로 그를 범인이라 확신하는 냉철한 검사 안민호. 그리고 용의자 한철민의 변호를 맡게 된 것은 날라리 같지만 나름의 소신과 실력은 있는 변호사 강성희이다.  
강성희는 처음에는 한철민의 무죄를 믿기 보다는, '이길 수 없는 사건에서 승리한다'는 목적이 확고했었다. 하지만 무표정하고 감정을 알 수 없지만 묵묵히 자신의 결백과 절실함을 드러내는 한철민을 보며 점차 혼란스러워진다. 그가 정말로 범인인 것일까? 한편 검사 안민호의 태도 역시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안민호가 한철민을 잡는데에 매달리는 것은 순수하게 검사로서의 정의실천인 것인가, 아니면 라이벌에 대한 승리나 그로서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사적인 심리로 인한 집착인가. 증거조차 없는 사건에서 해석하기에 달라질 수도 있는 정황만으로 누군가의 범죄를 단정짓는 것은 어렵다. 게다가 한철민처럼 범인스러운 여러 조건과 정황을 지녔다면 더더욱 우리는 선입견으로 그를 범인으로 모는 판단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결백 역시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 것인가. 무기력하고 무표정한 한철민이 자신은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억울하다는 감정을 극적으로 터뜨리는 순간, 우리들은 거기에 감정적으로 휩쓸리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의뢰인>은 법조인으로서의 근본적인 딜레마의 하나를 보여준 영화이다. 주제나 안민호와 강성희 전혀 다른 두 캐릭터는 꽤 흥미를 끌었지만, 어딘가 '이것이 한국의 법정스릴러다!'라는 느낌보다는 헐리웃의 익숙한 법정 스릴러물들의 요소요소를 모아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던 점은 아쉽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만은 정말 최고였던 영화.

그런데, 안민호와 강성희의 대결과 특히 안민호의 석연찮은 행동들로 초반에는 관객의 눈길을 돌리게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철민의 캐릭터에서 웬지 모르게 한 영화가 떠오른다. 그것은 바로 이 영화. 

프라이멀 피어 (1996)
감독 : 그레고리 호블릿
출연 : 리처드 기어, 에드워드 노튼 

존경받는 카톨릭의 대주교가 무참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나고, 현장에서 피투성이인 채로 도망가던 19살의 소년 애런 스탬플러가 용의자로 잡힌다. 패배 따윈 모르는 잘 나가는 변호사 마틴은 무보수로 애런을 변호하겠다고 나선다. 직접 만나본 애런은 그런 끔찍한 수법으로 주교를 살해했으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소심하고 연약한 소년이다. 게다가 그는 사건에 대한 기억도 없다. 애런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증거들 속에서, 마틴은 현장에 제3자가 있었으며 애런은 어린시절 학대로 인한 기억상실임을 강조하며 맞선다. 이번에는 증거는 있지만, 자기를 거둬 준 아버지같은 분이라는 주교를 과연 이 겁에 질린 소년이 그렇게 살해했다는 게 정황상 믿어지지 않는 케이스다. 애런은 유죄인가?  
그런데 애런에게는 사실 주교를 죽일만한 동기가 있었다. 이 사실에 마틴이 좌절하는 순간, 극적으로 또하나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존경받던 주교가 더러운 이면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소심한 소년 애런은 '로이'라는 이름으로 공격적인 또다른 이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애런은 로이로 변해있던 동안의 기억이 없는 다중인격장애자였던 것이다. 주교의 더러운 이면과 애런의 다중인격 장애. 그렇다면 이제 애런은 무죄인가?
법정은 사실들에 따라 합당한 판결을 내린다. 하지만 이 판단이 온전히 정의와 진실을 밝혀낸 밝혀낸 결과라고 얼마나 자신할 수 있을 것인가? <프라이멀 피어>의 그 유명한 반전 결말과 변호사-리처드 기어와 범인-에드워드 노튼의 마지막 표정은 끝까지 관객에게 이 의문점을 놓지 못하게 한다. <의뢰인>과는 사뭇 다른 결말과 그로 인한 마음의 부담도 달라지는 영화. 역시 불꽃튀는 배우들의 명연기를 볼 수 있기도 하니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데이비드 게일 (2003)
감독 : 알란 파커
출연 :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윈슬렛, 로라 린니

이번에는 변호사가 등장하는 법정 스릴러는 아니지만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기자가 등장하여 한 사람의 유죄와 무죄를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젊은 나이에 교수의 자리에 오를 정도의 명석한 인재이자 열렬한 사형폐지론자 데이비드 게일은, 함께 사형폐지 운동을 한 '데스워치'의 동료이자 친구인 콘스탄스를 강간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는 사형집행 3일전 유일하게 인터뷰를 하겠다며 여기자 빗시를 지목한다. 주위에서 뭐라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소신파 기자 빗시는 그의 유죄여부에 대해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고 또 무언가 의심스러운 미행과 일련의 상황들이 일어나면서 혼란스러워 진다. 
<프라이멀 피어>의 애런처럼 데이비드 게일은 빼도박도 못할 강간과 살해의 증거들이 남아있었으며, <의뢰인>의 한철민처럼 정황상으로도 의심을 피할 수 없는 처지이다. 한차례 강간 사건으로 누명을 썼다 풀려난 적이 있는 게일은 그 이후 가족과 친구, 동료들에게도 외면받고 사회적으로도 오직 '강간범'으로만 낙인찍힌 신세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게일이 차분하게 풀어놓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군가의 사적인 복수심과 사람들의 꽉막힌 선입견만으로 얼마나 사실이 왜곡되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가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는 정말 무죄인 것일까? 그는 그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빗시를 부른 것일까? 
이상하게도 빗시에게 조금씩 전해지는 사건의 진실들... 그것을 열성적으로 추적해내는 빗시와, 그와는 반대로 억울한 무죄임을 말하면서도 평온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일. 마지막에 밝혀지는 반전의 결말은 <의뢰인>이나 <프라이멀 피어>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오지만, 정의와 진실의 이름 앞에 한 사람의 유죄와 무죄를 결정짓는 일의 무거움에 대해서는 세 영화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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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규현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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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라 할 수도 없는 영화이미지로 커버를 씌우다니 실망(벗기면 된다지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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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2주

추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밝고 둥근 보름달. 그리고 그 달에 소원빌기 아닐까. 정월대보름과 더불어 추석은 일년 중 가장 밝고 둥근 달이 뜨는 날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추석날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보름달을 보면 좋다는 말도 있고, 달을 올려다 보며 소원을 빌거나 달을 보고 길흉을 점치기도 했다고 한다. 한해를 시작하는 설에는 떠오르는 해를 보고 한해의 성과를 거두는 추석에는 꽉찬 달을 본다는 것이 참 잘 어울리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과연 달이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꿈꾸는 동물인 인간은 누구든 소원 하나쯤은 맘에 품고 있고 그것이 이뤄지기를 염원한다. 영화속 주인공들은 어떤 소원을 빌고 어떤 존재가 그것을 들어주고 있을까?    

 

알라딘 (1992)

무엇이든 소원을 이뤄주는 물건~하면 떠오르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램프! [아라비안 나이트]의 램프를 문지르면 나타나 주인님의 소원을 무엇이든 들어주는 신비한 요정 지니는 소원 성취 환타지의 최고봉이라 하겠다. 애니메이션 <알라딘>은 어린이의 꿈과 희망을 그리는 디즈니답게 더욱 순수하고 아름다운 동화로 재탄생되었다. 거리에서 좀도둑질로 사는 고아에 소원도 3개밖에 빌 수 없는 제한까지 받는 처지가 되었음에도, 순수하기 그지 없는 소년 알라딘의 소원은 그저 한눈에 반한 공주의 마음을 얻는 것 뿐이었다는 놀라운 사실... 게다가 알라딘은 아직 자신의 소원을 다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도, 귀중한 마지막 소원을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는데 기꺼이 쓴다. 자기의 욕심만 채우려는 것 보다는 우정과 약속의 소중함을 지킬 줄 아는 선량한 사람에게 절로 복이 돌아가는 법. 수동적인 하인일 뿐인 지니가 생기발랄하고 개성넘치는 하나의 캐릭터로 살아났다는 점은 디즈니 애니메이션만의 최대 특징이자 미덕이다. 남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가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자기의 소원을 갖고 있으며 정작 자기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없다는 아이러니함이란... 비록 램프는 없지만,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라도 해볼 수 있는 지금의 우리는 행복한 거겠지?  

알라딘 (2009)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외에도 재미있는 <알라딘> 영화가 하나 더 있다. 2010년 부천영화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된 바 있는 인도 영화 <알라딘>이다. 자유를 꿈꾸는 지니라든가 소원이 3가지로 제한된다는 점 등은 아라비안 나이트의 원작 보다는 전세계적으로 너무 유명한 고전이 되어버린 디즈니의 <알라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듯하다. 인도의 국민배우 아미타브 밧찬 옹이 지니로 등장하여 신나는 발리우드 식 춤과 노래들을 펼쳐놓는다. 이 지니는 자기 맘대로 소원을 해석하고 강제집행해버리는 등 컨트롤이 안되므로, 있는 게 더 피곤할 듯... 역시 누군가에게 소원을 이뤄달라고 전적으로 의지해선 안된다는 교훈을 주는 것인가? ㅋㅋ 왕따로 괴롭힘당하는 찌질이지만 마법의 힘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으로 사랑을 얻어야 함을 아는 기특한 알라딘과 섹시한 외모와 달리 어리버리 순진한 재스민의 의외의 매력도 귀여운 영화.  

1. 단행본으로 나온 알라딘 이야기.
- 그냥 간단하게 알라딘 이야기만 보고 싶다면.

2. 그리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내용을 옮긴 그림책.

3. 아래는 아라비안 나이트 시리즈.
- 원전이 궁금하다면.

 

 

 


드래곤볼 (1985~)

8~90년대를 풍미했으며 아직까지도 리마스터링 된 재편집판 애니메이션이 방영될 정도로 인기있는 만화 <드래곤볼>. 어린 시절을 드래곤볼과 함께 했다면 어쩌면 '소원을 이뤄준다'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아이템은 램프가 아니라 드래곤볼일지도 모르겠다. 7개의 드래곤볼을 모으면 용신이 나타나서 한가지 소원을 들어주고, 그 후에는 다시 드래곤볼들이 다시 세계 곳곳으로 흩어진다. 그래도 다시 찾아 모으면 또 소원을 빌 수 있으니... 이것은 조건부 무한 소원성취 시스템인가?!ㅎㅎ 이런 엄청난 아이템이 있으면 별별 욕망 가득한 소원들을 빌 수 있을 것 같은데, 정작 시리즈 내내 주인공들이 뭘 빌었나 살펴 보면 별 게 없다. 천진난만한 주인공 손오공이야 당연히 아무 욕심이 없고, 드래곤볼을 악하게 이용하려는 악당들은 주인공이 다 막아버린다. 게다가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인류를 위협하는 적들과의 목숨을 건 대결로만 이야기가 치중되면서 죽은 사람의 부활을 소원으로 빌게 되어 버렸다. 분명 처음에는 드래곤볼이 인물들을 움직이는 계기로서 이야기에서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으나 나중에는 그저 단순한 도구로만 전락해버린 것이다. 부활을 남발하다 보니 나중에는 부활 횟수에 제한도 생기고, 세계관이 우주로 우주로 끝없이 확대되다 보니 나중엔 용신이 절대적인 존재도 아니게 되어 시시해져버린다... 드래곤볼 모아서 부활시키면 되니까, 죽음에 대한 처절함도 없어지잖아~~!! 차라리 제일 첫 시리즈에서 소원으로 기껏 '여자 속옷'하나 딸랑 얻었던 어이없던 결말이 '지구를 재생'하는 거창한 소원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_=

드래곤볼 에볼루션 (2009)

드래곤볼 시리즈가 워낙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얻다 보니... 웬만한 소재는 다 울궈먹고 재패니메이션의 세계로 눈돌리기 시작한 헐리우드에서 <드래곤볼>에까지 마수를 뻗쳤다. 하지만 애초부터 서유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름조차 '손오공'인 우리의 주인공이 정체불명의 미국 틴에이저가 되어버린 이 영화를 도대체 어떻게 <드래곤볼>이라고 볼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저 7개의 드래곤볼이 등장한다는 사실만이라도 지켜줘서 감지덕지라고 해야 할, 헐리우드의 B급 액션 환타지 괴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재미가 있고 없고 영화의 완성도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원작에 대한 이해나 팬들을 무시하고 헐리우드산이라는 출신만 내세우며 거들먹거리며 막 리메이크한 듯한 느낌이 드는 이런 식의 작품들은 영 기분이 좋지 않다.   

1. 토리야마 아키라 作
<드래곤볼> 시리즈. 완전판 만화책으로도 새로 나와 있다.

2. 영화판 <드래곤볼 에볼루션>도 책으로 나와 있으니 영화가 보기 싫은 사람은 책으로 슈루룩 훑어봐도 될 듯.   

   

별을 쫓는 아이 (2011)

일본의 차세대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별을 쫓는 아이>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바래봤을 그런 소원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유한한 삶에서 필연적으로 생겨나는 '이별'과 그로 인한 '그리움'으로 인해 생기는 소원이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 법이지만,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그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스나는 처음으로 마음이 통했던 소년 슌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리고 모리사키 선생은 사랑했던 아내의 죽음을 견디지 못한 나머지 아내를 되살려 다시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위해 '신'이 있는 고대 전설의 세계 '아가르타'를 찾는다. 누군들 모리사키와 같은 소원을 빌고 싶지 않을까. 그리운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세계가 있다면 누군들 그곳으로 가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정말로 아가르타에 가면 소원이 이뤄질까? 정작 신과 누구보다 가까이에 사는 아가르타 사람들은 오히려 그러한 소원을 '금기'로 여기고 있었다. 모리사키는 소원을 이루려다 댓가를 치르게 된다. 그리고 그와 아스나가 아가르타에서 얻은 것은 '소원 성취'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이루고 싶어하는 마음을 통해 더 큰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 마음이 앞으로의 삶에의 활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죽음을 너무나도 당연한 삶의 일부로 그저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아가르타 사람들이 허무함에 빠져 쇠락을 향해 가고 있었던 것과 달리... 

 

내 친구의 소원 (2009)
육혈포 강도단 (2010)

소원은 꼭 절대적인 존재만이 이루어줄 수 있는 건 아니다. 비현실적인 불가능한 소원이 아니라면, 여기 이곳 현실 나의 곁에, 나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애써주는 존재가 있다. 바로 나를 사랑해주는 친구말이다.
단짝 친구인 '로비'가 갑자기 쓰러지고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 것을 안 '지기'는 죽기 전에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나선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마당에 여자와의 잠자리에 열의를 불태우는 15살 소년들의 모습은 철없고 유치하다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혈기왕성한 사춘기에 어른이 될 수 없는 아이들의 절박한 몸부림같기도 하다. 어른들은 이해 못해줄 소원이지만 오직 단짝 친구만은 진지하게 정말 열심히 여자친구를 찾아다닌다. 비록 한번에 척 하고 소원을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이런 친구가 있다면 그저 소원을 빌면 들어주는 신비한 만능존재 따위는 부럽지 않다. 왜냐하면 이렇게 나를 위해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소원보다도 더 큰 감동과 의지를 얻을 수 있으니까.
또 만약 나와 같은 소원을 염원하며 함께 해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누군가가 나의 소원을 이루어주지 않더라도 내 스스로, 그들과 함께 소원일 이루기 위해 험한 길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평생 우정을 쌓아온 세 할머니-정자, 영희, 신자-는 인생의 마지막 소원 '하와이 여행'을 함께 꿈꾸고 있다. 세 사람은 그렇게 함께하기에 더 힘을 낼 수 있고 같이 기뻐하고 희망에 부풀 수 있다. 어이없게 평생의 마지막 소원이 물거품으로 날아가게 됐을 때도, 세 사람은 함께이기에 더욱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부귀영화, 아름다운 외모, 영생, 사랑... 다 좋지만, 이런 평생 친구를 가질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야말로 인생에 꼭 필요한 최고의 소원일 지도... 

  

 

덤으로.

 
파우스트 (2011)

소원을 이루어주는 존재 중에는 무서운 '악마'도 있다. 악마는 그냥 소원을 이뤄주는 게 아니라 그만큼 무서운 댓가를 가져가는 법. 하지만 그럼에도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마는 인간들이 있으니 그 대표자가 바로 '파우스트'이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의 <파우스트>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괴테의 파우스트 그대로는 아닌 것 같지만... 과연 국내개봉이 될지 모르겠지만... 

요한 볼프강 폰 괴테作 <파우스트>. 여러 출판사에서 나와 있다. 과연 살면서 한번은 읽어줘야 할 고전명작. 비교적 최근에 나온 문학동네나 열린책 표지는 멋있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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