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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버스에 탑승하시겠습니까? ㅣ 고학년 창작 도서관
임은하 지음, 박현주 그림 / 예림당 / 2022년 6월
평점 :
학교에서의 나, 가상 세계에서의 나.
어느쪽이 진짜 나일까?
주인공 손호랑은 6학년 남학생으로 키도 작고, 운동도 공부도 무엇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스스로 쭈구리라고 생각하는 남학생이다. 유치원때부터 친하던 친구가 하는 조이버스를 보며 우연히 회원가입을 하며 메타버스의 세계에 발을 딪는다. 현실에서 채울 수 없었던 외모에 대한 갈망을 조이버스 아바타를 통해 해소한다. 키도 최대한으로 키우고 눈꼬리도 길게 늘여 도도한 매력을 살리고, 머리는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조금 길게 날리도록 설정하며 제2의 나. '소라게' 아바타가 탄생한다. 매일 출석하고 퀘스트에 참가해서 코인을 모아 원하는 스타일의 커스텀을 구매해 스타일링을 하고... 그렇게 나와 닮은 듯하지만 다른, 또 한 명의 나에 설레며 조이버스에 푹 빠져 활동하는 사이 팔로워들이 생기고 급기야 팔로워가 만명이 된다. 팔로워들의 축하인사와 축하 아이템들이 도착하고... 현실에서는 친구들 사이에 함께 게임하자고 말도 꺼내기 힘든 손호랑이 조이버스에만 오면 모두가 말을 걸어 인사를 하고 함께 인증샷을 찍자며 먼저 대시해오는 인싸 중의 핵인싸 소라게가 된다
그렇게 이중아닌 이중 생활을 하던 손호랑은 조이버스의 소라게가 자신임이 밝혀지지 않기를 바라며 지낸다. 하지만 학교에서 키도크고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하는 준서의 추천으로 농구대회 선수로 부상당한 친구를 대신해서 출전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조이버스에 농구대회에 출전 소식과 함께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많은 정보들을 올리게 되고 친구가 하던 멋진 말을 조이버스에서 그대로 말하며 팔로워들로부터 칭찬도 받는다. 농구대회는 승승장구하며 결승전까지 오르게 되고 1점차이로 지고있던 순간 준서의 패스로 득점기회를 얻는 손호랑은 버저비터 직전 마지막 득점기회를 놓치고 만다. 반에서는 우승을 날려버린 역적이 되어 친구들로부터 무시를 당하며 속상해하는데 조이버스에서는 자신의 실수로 진 경기를 누군가의 실수로 졌다 언급하며 위로를 받는다.
그 과정에 소라게가 손호랑임을 아는 팔로워가 나타나고 또 다른 팔로워는 소라게의 실제모습은 전혀 다르다며 폭로하기까지 한다. 그러면서 팔로워들이 돌아서고 손호랑도 마음고생이 극에 달한다.
소라게> 나한테 왜들 그래? 내가 뭘 잘못했어? 그래, 난 학교에서 쭈구리야. 키도 작고, 운동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 해! 하지만 조이버스에서는 달랐어. 여기서는 나를 멋지게 꾸밀 수 있으니까. 그래서 너희도 나를 팔로우했던 거 아냐? 이제 와서 손호랑인 게 뭐가 중요해? 여기서만큼은 나를 소라게로 봐 주면 안 되는 거야? 다들 너무해!
p.146
... ... 곰곰히 생각해본다. 정말 손호랑이 저렇게 욕을 얻어 먹을만큼 잘못된 일을 한 것일까? 내가 만약 조이버스에 탑승한다면 나의 아바타는 어떤 모습으로 꾸미고 어떤 스타일을 연출하며 그 안에서 하는 나의 행동과 말들은? 현실과 비슷하게 꾸미게 될까? 아니면 전혀 다른 모습?? 이건 본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현실에서 쭈구리라고 가상에서까지 쭈구리의 모습으로 아바타를 만들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이 책에서도 말한다. 연예인을 욕하는 것과 같은 심리일 것이라고. 매체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진짜일것이라고 믿으며 좋아하는데 실제는 그것과 다른 모습이라고 했을 때 배신감을 느끼며 탈덕하고 악플다는 것과 같은 심리일 것이라고.. 하지만 가상은 말 그대로 가상이 아닌가.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가상에서는 충분히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메타버스에 관한 책을 일부러 찾아서 읽어보고 있다. 이 책도 그래서 찾아 읽게 되었는데 이 책 바로 전에 읽은 메타버스 관련 책이 WHY시리즈 메타버스였다. 거기에서는 주인공이 평소 패션과 디자인 쪽에 관심이 있어서 아바타도 본인의 장점을 살려 아바타를 꾸미고 스타일링한 솜씨를 인정받아 가상공간에서 직접 디자인한 커스텀을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는 모습이 그려진다. 가상공간의 나의 외모가 현실과 비슷한가 아닌가는 중요한 것이 아닌 듯 하다. 소라게가 가상공간에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제 2의 나의 모습을 즐겼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조이버스에서의 내가 현실의 나와 완전히 분리되길 바랐다면 본인임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들은 조심했어야 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들도 이 점은 필히!! 주의해야할 듯 하다.
책의 마지막은 조이버스에서 알게된 친구를 직접 만나러 가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오는 장면이 나오는데... 부모의 입장에서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다. 물론 책에서는 좋은 의도로 좋은 사람들이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누고 좋게 헤어졌지만 세상이 또 그런 세상이 아닌지라.... 가상은 가상으로 끝을 내고 현실로 연결짓지는 말아줬으면.... 하는 부모의 노파심을 전달하며 결정적인 스포가 될만한 내용은 최대한 생략하고 서평을 마무리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